진주성-문제가 문제되지 않는 세상
진주성-문제가 문제되지 않는 세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11 18: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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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문제가 문제되지 않는 세상


나라의 장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민의 지식수준이다. 지식이 사고력을 지배하고 하고 있기 때문에 행위의 결정권을 갖는 사고력이 지식에 종속되어 작용함으로 사고력의 범주에서 행위의 구역이 결정되므로 현재의 지식이 모든 미래를 정복하게 된다.

따라서 국가의 장래도 국민의 지식수준에 따라 미래의 지향점이 달라지므로 국민들의 지식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기본인 학식부터 높이려고 정부가 힘쓰고 있다. 생활환경이나 소질과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최소한의 기본 학식을 갖추게 하려고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신지식의 계발에도 투자를 다한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것도 미래의 성쇠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갈수록 학력은 높아만 가는데 지식은 왜 쇠락해 가고 무력해 지는 걸까. 갈수록 사회가 각박해 지고 일자리 찾기가 급선무다보니까 재능과 재질도 소용이 없고 전공도 쓸모가 없어 학식을 지식으로 숙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젊은이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기성세대는 의식적으로 단순화되어지려고 숙성되지 못한 학식까지도 사장시킨다. 학식이든 지식이든 삶에 도움이 안 될뿐더러 현실과 엇박자만 일으키니까 아예 폐기되어버린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아보려고만 하니까 주변에서는 먹혀들지 않아 노력의 수고로움만 자신을 고달프게 할 뿐이다. 한마디로 아는 게 병이라서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문제가 문제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에서 상대당을 좌파라고 몰아붙여도 자신의 생활과는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고 바른정당이 명운을 걸고 발버둥 쳐봐도 관심도 없고 시정잡배가 당선되든 능력을 갖춘 자가 낙선하든 자신의 삶과는 무관하고 정치나 경제가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자신과는 상관없어 세상사의 어떠한 일에도 옳고 그름을 표현하지 않는다. 차 몰고 나가면 모두가 내 길이고 돈 갖고 나가면 모두가 내 물건이고 마트를 가든 재래시장을 가든 다 내 마음이고 이웃끼리 품앗이 할 일도 없으니 옆집에 누가 살든 알바가 아니고 자신보다 잘 났다 싶으면 상종하지 않으면 그뿐이고 명품으로 과시하면 안 만나면 그뿐이고 사흘들이 해외로 나돌아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고 산으로 가든 노래교실로 가든 간섭받을 일 없으니 ‘문제가 될 게 뭐가 있나’ 이다. 문제가 문제되지 되지 않는 세상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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