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스트레스와 한의학
한의학 칼럼-스트레스와 한의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14 17:5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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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스트레스와 한의학


한의학에서는 곧잘 기를 얘기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가 어떻게 될까? 바로 기가 정체되고 뭉친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자신이 하는 일이 생각한대로 술술 잘 풀리면 말 그대로 만사형통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려야 받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하는 일마다 계속해서 무언가에 부딪히고 좌절하는 상황이 온다면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다. 기도 마찬가지로 원활하게 우리 몸의 전신을 순조롭게 흘러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기저기 뭉치고 흐름이 원활해지지 못한다.

기가 뭉치면 어떻게 될까? 기는 우리 몸의 생명현상을 유지해주는 근본 에너지인데 기가 뭉치기 시작하면 그 기능에 지장이 생긴다. 기가 허하다면 연료가 부족해서 기능이 안 되는 것이지만 기가 뭉치면 연료의 양은 부족하지 않은데 불완전 연소 등 그 흐름에 문제가 생겨 생명기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것들은 구체적인 신체반응으로 나타난다.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 잠이 안 온다 등 그 사람이 평소 취약했던 쪽으로 반응이 일어난다. 독자 여러분들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밥을 먹으면 그날따라 속이 더부룩하다든지, 머리가 아프다든지 했던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는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란 유명한 말이 있다.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직역하면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라는 의미이다. 무엇이 통하고 안 통한다는 것인가? 바로 기의 흐름이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가 통하지 않아 아프고 신체기능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는 가슴 부위에서 생성되어 온몸으로 퍼진다. 그 말은 기가 뭉치기 제일 쉬운 곳도 가슴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양한 증상이 있겠지만 공통적인 증상이 ‘답답한 느낌’ 이다. 그래서 우리가 답답한 것을 해소하기 위해 한숨을 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손으로 가슴을 쿵쿵 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몸에서 기가 가장 많이 머무르고 퍼지는 혈자리가 있는데 바로 ‘단중(膻中)혈(전중혈이라고도 한다)’이다. 가슴의 양 젖꼭지를 이은 선 정중앙에 위치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경우에는 여기를 살짝만 눌러도 큰 통증이 느껴진다. 스트레스로 인한 홧병이나 등 결림 등을 치료하는 경우에도 이 부위에 침 뜸 부항으로 풀어주는 치료를 한다.

우리가 산에 올라가서 호탕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고 심호흡을 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이 또한 기가 뭉치는 것을 해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수는 없다. 우선 본인이 기분이 안 좋거나 몸 상태가 안 좋다면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안 쌓였는지 스스로 한번 돌이켜보고 자신만의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다면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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