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도지
칼럼-부도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18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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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부도지


신라 때 박제상이 저술했다는 사서인 징심록의 일부이다.

1953년 그 후손인 박금이 그 내용을 발표함으로써 일반에 공개되었고 1986년 번역본이 출간되어 널리 알려졌다.

부도지의 부도(符都誌)는 하늘의 뜻을 받드는 도읍에 관한 기록이라는 뜻이다. 이 책에 따르면 부도는 곧 우리나라를 말한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마고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이다. 천부를 계승하여 선천을 계승하였다. 성안의 사방에 네 명의 천인이 있어 관을 쌓아놓고 음을 만드니 첫째가 황궁씨요, 둘째는 백소씨요, 셋째는 청궁씨요, 넷째는 흑소씨였다. 두 궁씨의 어머니는 궁희씨요. 두소씨의 어머니는 소희씨였다. 궁희와 소희는 모두 마고의 딸이었다.

마고는 짐세에서 태어나 희노의 감정이 없으므로 선천을 남자로 하고 후천을 여자로 하여 배우자가 없이 궁희와 소희를 낳았다. 궁희와 소희도 역시 후천의 정을 받아 결혼하지 않이하고 두 천인과 두 천녀를 낳았다. 합하여 네 천인과 네 천녀였다.

선천의 시대에 마고대성은 실달성위에 허달성과 나란히 있었다. 처음에는 햇빛만이 따뜻하게 내려쪼일 뿐 눈에 보이는 물체라고는 없었다. 오직 8여의 음만이 하늘에서 들려오니 실달성과 허달성이 모두 이 음에서 나왔으며 마고대성과 마고도 또한 이 음에서 나왔다. 이것이 짐세이다. 짐세 이전에 율려가 몇 번 부활하여 별들이 출현하였다. 짐세가 몇 번 종말을 맞이할 때 마고가 궁희와 소희를 낳아 두 딸로 하여금 오음칠조의 음절을 맡아보게 하였다. 후천의 운이 열렸다. 율려가 다시 부활하여 곧 음상을 이루니 성과 음이 섞인 것이었다. 마고가 실달대성을 끌어당겨 천수의 지역에 떨어뜨리니 실달대성의 기운이 상승하여 수운의 위를 덮고 실달의 몸체가 평평하게 열려 물 가운데 땅이 생겼다.

육지와 바다가 병렬하고 산천이 넓게 뻗었다. 이에 천수의 지역이 변하여 육지가 되고 또 여러 차례 변하여 수역과 지계가 다 함께 상하가 바뀌며 돌므로 비로소 역수가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기화수토가 서로 섞여 빛과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을 구분하고 초목과 짐승을 살찌게 질러내니 모든 땅에 일이 많아졌다.

이에 네 천인이 만물의 본음을 나눠서 관장하니 토를 맡은 자는 황이 되고 수를 맡은 자는 청이 되어 각각 궁을 만들어 직책을 수호하였으며 기를 맡은 자는 백이 되고 화를 맡은 자는 흑이 되어 각각 소를 만들어 직책을 지키니 이것으로 인하여 성씨가 되었다. 이로부터 기와 화가 서로 밀어 하늘에는 찬 기운이 없고 수와 토가 감응하여 땅에는 어긋남이 없었으며 이는 음상이 위에 있어 언제나 비춰주고 우향상이 아래에 있어 듣기를 고르게 해주는 까닭이다.

이상은 김은수가 번역한 부도지의 안내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창세신화라고 불리는 부도지 역사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유는 하나 잃어버린 우리들의 영혼의 고향을 찾고 신성을 바라보는 양심을 회복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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