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청춘다락 '빈점포 두고 새점포 짓는다'
진주시 청춘다락 '빈점포 두고 새점포 짓는다'
  • 한송학기자
  • 승인 2018.01.24 18:3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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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다락 절반 이상 비었는데 2차 사업 추진 논란

상인들 “빈 점포 활성화보다 2차로 관심 옮겨갈까 우려”
이런데도 진주시 전국 모범·우수사례로 홍보 ‘못마땅’

진주시가 개점한지 1년도 안된 ‘청춘다락’의 절반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았는데도 바로 옆에 20개의 점포로 ‘2차 청년몰’을 추진하면서 지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특히 청춘다락이 개점초기에는 활기를 띄었지만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어나는데도 기존 상권 활성화 보다는 새로운 상권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춘다락은 = 청춘다락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한다는 큰 의미를 두고 지난해 5월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으로 3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중앙시장 2층에 14개의 점포로 개점했다.

‘다락’은 과거 진주중앙시장 음식점의 별칭인 ‘중앙레스토랑’이 다락방 구조가 많았던 만큼 당시의 추억을 회상시키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진주중앙시장 음식점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대성황을 이뤘다. 당시 배고픈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돈 몇푼으로 주린 배를 채우기에 적당했고,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젊은 청년들에게는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또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빠지지 않는 곳 중 하나였으며 직장인들과 어르신들에게는 술한잔 할 수 있는 장소로 인기가 많았다.

‘중앙레스토랑’은 전통시장 자체가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또 외식산업의 발달로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넘쳐나면서 전통시장 음식점을 찾는 사람도 점점 줄었다.

이에 진주시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청년들의 창업도 지원한다는 계획으로 청춘다락을 문을 열었다. 청춘다락은 과거 ‘다락방’을 회상하는 현재의 30~50대 손님들과 전통시장에 젊은 층들이 즐겨찾는 메뉴가 입점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14개 업체 중 현재 6개만 운영 = 초창기 청춘다락은 20~30대 청년사장들이 14개 점포에서 스시, 수제맥주, 아이스크림, 커피, 일본식 라면, 마카롱, 꼬치, 고로케 등의 음식을 판매했다.

당시 시의 대대적인 홍보와 이벤트 등으로 청춘다락은 활기를 띄었다. 청춘다락 영향으로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생기가 돌았다.

하지만 개점 8개월만에 절반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종들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고, 매출을 회복해 보려는 젊은 상인들도 버티지 못하고 청춘다락을 떠났다. 현재는 6개 업종이 청춘다락에 입점해 있다.

남아 있는 점포들도 함께 장사를 시작한 젊은 상인들이 떠나간 빈점포가 상권 쇠락으로 이어져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주들은 빈점포로 업장을 확장 하는 등의 방법으로 상권 유지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빈점포 버려두고 바로 옆에 새점포 추진 = 이런 상황에서 진주시가 청춘다락 옆 빈 점포 구간에 2차 청년몰을 조성하고 있다. 2차 청년몰 사업은 중앙시장 2층의 ‘청년다락’과 연접한 빈 점포를 활용해 20개의 청년상인 점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반시설 조성, 점포 개선, 공동마케팅, 교육, 임차료 지원 등 청년 창업에 필요한 지원을 하게 된다.

진주시는 새로운 명소인 ‘청년다락’과 연계한 2차 청년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전통시장의 활기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인들과 지역민들의 인식은 이를 반기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기존 청춘다락과는 연장선이기는 하지만 관심이 2차 사업으로 옮겨가지 않을 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기존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아이템으로 2차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또 비어있는 ‘청년다락’ 활성화 보다는 2차 청년몰 추진으로 ‘청년다락’ 활성화 하겠다는 계획에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 청춘다락은 장소가 너무 미흡해 손님들이 기다려야 하는 등의 불편이 많았다. 그래서 비어있는 점포를 확장을 해서 장사를 하게 된다”며 “미흡했던 점을 보완해서 2차에는 반영해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개 사업의 성격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진주시 ‘청춘다락’ 우수사례 홍보에 ‘손사래’ = 진주시는 ‘청춘다락’이 원도심 상권 활성화와 청년 창업지원 우수사례로 알려지면서 타시군의 벤치마킹과 견학체험이 잇따르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면서 타 지역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으며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미래 전통시장을 이끌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한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상인들과 지역민들은 시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개 점포 중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청년 창업지원의 우수사례·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는 시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개장 당시만틈 장사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전국의 같은 사업의 다른 상권에 비해서는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송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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