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오른손으로!
아침을 열며-골프, 오른손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28 18: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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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오른손으로!


언제쯤 봄이 오려는지 봄의 따스한 기운이 그립다. 아직 1월말인데 봄 이야기는 좀 서두른 감이 있지만 그래도 꽃피고 새가 우는 봄이 기다려진다. 겨울이 추워야 한다지만 추운 날씨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얼마나 추운지 골프 연습장에도 거의 손님이 없다. 특히, 찬바람이 사납게 불어대는 실외 연습장은 사정이 더욱 그러하여 출근 전 이른 아침에는 텅 비어 썰렁하기 그지없다.

골프를 접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1만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아니더라도 하루 같이 10년을 매진(邁進)하였는데도 아직도 골프가 어렵다. 하기야 남들은 20년이나 30년이나 되어도 어렵다고 아우성이니 이 뭐 같은 골프란 운동은 참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어느 골퍼의 넋두리(운동 같지도 않은 것이 하고 나면 즐겁기를 하나, 그렇다고 친구 간에 우정이 돈독해지기를 하나, 열은 열대로 받고, 시간은 시간대로 뺏기고, 내기라도 하는 날에는 돈은 돈대로 깨진다. 거기다가 좀 못 친다고 ‘쪼다’, ‘멍청이’와 같이 바보 취급을 당해야 한다)를 보면 더욱 가관인 것이 골프라는 운동인가 보다. 초보자든 숙련자든 골프 좀 쳐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골퍼의 넋두리다. 그렇다면 왜 골프가 그토록 어려울까? 골퍼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을 물음일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아마도 골프를 ‘왼손이나 왼쪽 측면으로 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는 지극히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미리 밝혀둔다.

“골프는 왼손으로 치는 것입니다. 그러니 왼손이나 왼쪽 측면으로 치세요”라고 10년 전 골프를 입문했을 때부터 레슨 프로에게 뇌리에 박힐 정도로 들었고 지금까지 그렇게 믿고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누군가의 조언 한마디로 오른손으로 특히,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에 집중하여 공을 치기 시작했더니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갑자기 골프가 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골프가 쉬워졌다는 얘기는 치기도 쉬워졌고 타수도 잘 나온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왼손으로만 공을 치다가 오른손잡이가 오른손으로 공을 치기 시작하니 공치기가 쉬워졌다는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오른손은 완전히 봉인(封印)되어 있었다. 오른손을 사용하면 엎어치니, 먼저 풀리니 그리고 스윙궤도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와서 공을 깍아치게 된다는 등의 이런 저런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오른손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조언으로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오른손을 사용하고 있다. 그 동안 몸통을 돌리느라 아팠던 허리, 골반 그리고 발목도 더 이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팽이치기와 자치기를 왼손으로 배우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물론 한손으로 잡느냐 두손으로 잡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왼손으로 배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신체 해부학적으로도 관절의 움직임도 공의 진행 방향으로 같이 움직이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필자는 지난 1년 동안 왼손의 쓰임새를 높이기 위해 양치질을 왼손으로 해 본적이 있다. 그래도 결론은 왼손보다는 오른손으로 하는 양치질이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골프가 어렵다고 아우성대는 사람들은 한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잘 안되는 골프인데 오른손으로 시도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왼손으로 돌아가서 원래 하던 대로 치면 된다. 오른손으로 치는 것이 본능적으로도 맞다고 생각된다. 무엇인가 물체를 맞혀서 멀리 그리고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보내고자 하는데 익숙하지도 않은 왼손으로 친다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봤으면 한다.

오늘도 골프가 잘 안 되면 한번쯤 오른손으로 양껏 쳐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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