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긍정의 마음 배우는 마음
아침을 열며-긍정의 마음 배우는 마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31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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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긍정의 마음 배우는 마음


화를 잘 내는 성격이 있다. 잘 삐지는 성격도 있다. 그게 그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가 있다. 어쩌면 많은 차이일 수도 있다. 화는 밖으로 표출되는 감정이기 때문에 그 형태가 비교적 밖으로 잘 드러난다. 그 요인도 외부에서 발발되기 일쑤다. 반면에 삐지는 건 삐지는 사람의 내부에서 발발하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복잡하다. 삐짐과 화는 구분하기가 애매하기는 하지만 서운한 일이 발생했을 때를 잘 관찰하면 구분이 확실해진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맞서 싸우고 삐지기 잘 하는 이는 토라져 가버린다. 당하는 사람 입장은 비슷할 것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이타적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잘 삐지는 성격은 이기적일 가능성이 많다. 화가 나서 상대와 싸우는 사람은 그 상대와 잘 해보려는 마음에서 그럴 것이다. 뭔가 생각이 다를 뿐이다. 삐지는 것은 대개는 자기중심성에서 발생하는 감정이다. 자기 욕심에는 두 개를 가졌으면 좋겠는데 하나를 갖게 됐을 때나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이 더 잘났다는 분위기가 돌 때가 그런 경우가 되겠다. 여기에는 시기나 질투와 욕심과 심술이 한꺼번에 작용한다. 차라리 화를 내며 대판 싸우고 나면 화해의 여지가 분명해지지만 삐짐은 보기도 사납다.

삐지기 잘 하는 사람이 가족 중에 있으면 그 가족 구성원들은 언제나 긴장 상태가 되어 있다. 외식을 나갈 때를 상정해보자. 자기는 삼겹살이 먹고 싶은데 다른 구성원은 양념갈비가 먹고 싶다고 하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 노력도 하기 전에 삐지기부터 먼저 한다. 삐짐은 그 형태가 아주 소극적이다 보니 대개의 경우는 간과하기 쉽다. 그러면 이미 양념갈비가 나오고 나서야 ‘나는 삼겹살이 먹고 싶어’하면서 삐쭉거린다. 다른 구성원들은 ‘분명히 말을 하지 그랬냐, 구시렁거리기만 하더니’ 라며 불쾌해 한다. 모처럼 마련한 외식 분위기를 망치는 건 당연하다.

어느 면에서 보자면 화는 일면 긍정성과 통한다. 한바탕 싸우고 나면 비 온 뒤 땅 굳듯이 둘이 더 친해질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화 역시도 자기중심성에서 비롯된다. 화가 나는 스스로의 마음을 잘 관찰하면 자기가 부정 당할 때 화가 발생한다. 자기의 진정성이 부정당할 때, 자기의 존재가 부정당할 때 화가 난다. 어떤 사람이 돈 만 원을 기부를 했는데 이를 본 다른 사람이 ‘위선이다’라고 말하면 화가 난다. 위선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다행히 상대가 후자를 순순히 인정해주면 안 싸우고도 이해가 오간다. 싸울 수도 있고 화해 후 이해가 오갈 수도 있다.

이 화가 발행하지 않으려면 긍정의 마음과 배움의 마음이 필요하다. 긍정도 부정도 습관들이기 나름이다. 선천적으로 이기성을 더 많이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이타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화도 마찬가지다. 모든 감정과 행동은 자기도 모르는 새 아주 쉽게 습관이 될 수 있다. 특히 화는 낼수록 더 내야 풀리는 속성이 있다. 오늘 컵을 하나를 던져서 화를 풀었다면 내일엔 두 개를 깨야 화가 풀린다. 더 조심해야 하는 건 화를 내면 뇌세포가 손상된다는 거다. 화를 많이 내면 낼수록 점점 바보가 되어간다. 심지어는 면역성도 줄어든다는 학설도 있다.

화를 안 내면 무시당할 수도 있긴 있으니 화의 형태를 보다 적극적인 자기주장으로 바꿔내는 요령을 발휘한다면 오히려 '카리스마'로 작용되어 인생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올바르고 유익한 주제에 철저하고 근거 있는 자기주장을 조곤조곤 펼쳐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모습은 얼마나 인간다운 모습인가. 그 주장이 전문적이거나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엔 진지한 공부가 따라야 한다. sns다 인터넷이다 해서 요샌 배우기도 얼마나 용이한가. 내 뜻이 관철되어 좋아, 배워서 좋아, 꿩 먹고 알 먹기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그 인생이 성공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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