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건망증과 치매
한의학 칼럼-건망증과 치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31 18:39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건망증과 치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6년 3월말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37.1%가 향후 30년 이내에 자치단체가 폐지될 위기에 몰릴 만큼 인구가 급감할 것으로 파악되고 향후 20년간은 생산가능인구 감소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190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접어든 데다 초저출산이 16년간 이어지고 있다. 출산 장려만으로는 더 이상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고령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존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웰에이징(well-aging)이 중요한 시대이다. 웰에이징의 핵심 화두 중에 하나가 바로 ‘치매’이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 의료 정책 1호가 ‘치매 국가 책임제’인 만큼 치매 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치매에 걸리면 본인뿐만 아니라 간병하는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을 주고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 질병에 비해 이중, 삼중의 부담이 된다.

치매를 스스로 의심하기 전에 건망증과 감별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흔히들 깜빡하고 기억을 잃어버리는데 혹시나 자신이 치매가 아닐까하고 두려워 할 수가 있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상실하게 되는 뇌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기억을 잊어버리는 현상이다. 특히 치매는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면서 악화되지만 건망증은 기억을 까먹더라도 누군가 힌트를 주면 기억해낼 수 있게 된다. 또한 치매는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기분, 감정변화가 잦아지는 성격의 변화까지 오고 어떠한 일을 하기로 했을 때 건망증은 말을 해주면 다시 기억을 해 낼 수 있지만 치매는 그러한 일이 있었지 조차를 다시 기억하지 못한다.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치료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몸은 안 쓸수록 퇴화하고 쓸수록 발전하고 강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적당한 강도로 사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 다리 깁스를 했다 풀면 깁스한 다리의 근육이 빠져 약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를 자주 쓰면 뇌의 퇴화를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면 인지 능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몸의 손과 발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여러 가지 간단한 체조들과 적당한 강도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두뇌의 퇴화를 늦출 수 있다. 악기를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방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총명탕의 주원료가 되는 약초들 중에 석창포가 있는데 석창포는 공부를 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두뇌 계통의 질환에 효능이 좋기 때문에 치매 예방으로 차로 마셔도 좋은 약초이다. 혈자리로는 정수리에 있는 백회혈을 자주 눌러주는 것도 머리를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 의료 정책 1호인 ‘치매국가책임제’의 핵심 정책 중에 하나가 ‘치매안심센터’이다. 전국적으로 252개소에 치매전문인력을 배치해서 치매를 국가차원에서 전담하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사회가 된 일본의 경우를 보아도 한방 치료를 통해 치매환자를 많이 돌보고 있다. 점차 고령사회가 되는 우리나라도 보건인력이 갈수록 부족할 것이다. 치매(癡呆)라는 용어 자체가 한의학에서 나왔듯이 앞으로 한의사도 치매 예방, 치료 사업에 적극적으로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