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문화유산 지키기
진주성-문화유산 지키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01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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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문화유산 지키기


문화유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어떻게 유지관리를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좁은 국토에 긴 역사를 갖은 우리였기에 전 국토가 박물관이고 어디를 가도 방방곳곳에서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다. 선조들이 남겨준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은 우리들의 정신적 지주이며 자부심이고 미래의 지표를 일러주는 교훈이다. 따라서 소리 없는 유지와 유훈을 삶의 깨달음으로 삼아 우리의 나아갈 바를 일깨워주기에 소중히 간직하고 오롯이 대물림을 해야 한다. 잦은 전란에 소실되거나 훼손된 것도 많지만 소중한 값어치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해외로도 빠져나간 것 하며 근대에 들어서는 불법부당하게 반출된 사례들도 만만치를 않고 걸핏하면 도난당하여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매물로 나돌기도 한다.

6.25의 전쟁 중에 미국비행고문단의 명령을 거절하고 해인사를 지켜낸 김영환 장군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팔만대장경을 잃었을 것이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에 한나절이 불태우지만 다시 세우려면 천년도 모자란다며 전시의 명령까지 거절한 차일혁 총경이 아니었다면 어찌 화엄사를 다시 볼 수 있었겠나.

문화유산이야 말로 민족의 역사이자 긍지이며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에밀레종을 지켜내려고 포항제철에다 몇 날 며칠을 빌다시피 하여 강괴 28t을 빌려와 새로 지은 종각에 매달아보고 과연 종을 매달아도 종각과 종의 고리가 견뎌낼 것인가를 시험하고 종을 매달게 했던 1975년 당시 경주박물관장 정양모 관장의 아니었다면 우리는 에밀레종의 본래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세계의 전문가들이 인간으로서는 다시는 이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종은 만들 수 없다고 평가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흔히들 공무원들이야 직무수행에 규정만 지키면 그뿐일 수도 있는데 그는 에밀레종의 유지보존에 대한 사명감과 우리의 문화유산을 온전하게 지켜야겠다는 집념과 애착으로 종의 무게가 22t이니 28t이면 시험용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매달았는데 과학적 해답은 종을 치면 흔들리므로 중력이 과중되어 44t을 매달아봐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더는 어쩔 수 없어 아침저녁으로 28t의 강괴를 직접 흔들어댔다. 1주일 만에 종을 매달 고리가 휘어지고 열흘째는 강괴가 떨어지기 직전임을 알아내었기에 오늘의 에밀레종이 온전하게 매달려있게 했던 것이다. 존경받을 만하다. 문화유산은 민족의 정신이고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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