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조강지처
진주성-조강지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12 18: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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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조강지처


해병대 동기와 전우애가 끈끈한 것이 지옥 같은 훈련에서 오는 것일까?

해병대 훈련이 귀신도 잡을 수 있을 것만큼 혹독하거나 빡세기 때문이 아니라 기수끼리 배고픔을 나누고 고된 훈련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생긴 동기애라 생각한다.

한사람이 잘못하면 전체 기압을 받고, 낙오자가 없도록 서로가 끌어주고 배고픔을 나누고 믿고 의지하면서 해병대 동기애가 만들어졌다 할 수 있다.

조강지처(糟糠之妻)는 막걸리의 쌀 지게미와 쌀겨로 허기를 나눈 아내를 뜻한다.

송홍이 말하길 “신은 어려울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고, 술지게미와 쌀겨를 함께 먹은 아내는 마루에서 내려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臣聞貧賤之交不可忘糟糠之妻不下堂)”라고 하였다.

요즘 세대들은 배고픔이 없어지고 삶의 어려움이 없으니 동기애가 사라지고 남이 아닌 상대방 배려함보단 자신이 우선이 되니 좋은 것만 화려한 것만 찾게 되니 직장에서 힘든 일은 하지 않고, 책임감과 평생직장은 사라지게 된다.

청년 실업? 지금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국책사업을 시급 1만원과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조강지처와 같이 고생을 통해 보람을 찾을 수 있고, 고행, 고독 고민을 하면서 더 나은 날을 위해 지금 최선을 다하고 노력의 땀방울에 행복과 만족으로 된다는 삶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설날!

간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술 한 잔 나누는 것도 좋지만, 오늘까지 고생한 부모님과 아내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내려 드리자.

배부르고 등 따시더라도 잊어야 할 것이 있다면 준 것이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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