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명절과 소화불량
한의학 칼럼-명절과 소화불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18 18: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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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명절과 소화불량


설을 맞이하며 우리 경남도민신문 독자 여러분들 두루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명절이자 연휴인 만큼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 보냈을 터이지만 들뜬 마음에 과식하기가 쉽다. 오늘은 소화불량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한의학적에서 체한 것을 식체(食滯) 또는 식적(食積)이라고 한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한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이라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관이 막혀 통하지 않으면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또 이렇게 쌓인 적(積)이 오래되면 담(痰)이 되는데 이는 두통까지 유발할 수가 있고 식적이 심하면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근육통이 생기는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체하는 증상은 우리 생활 속에서 비교적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민간요법인 따주기 요법들이 널리 퍼져 꼭 한의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 국민들도 따주는 것에 대해 다들 많이 듣고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의 외가에는 체질적으로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명절만 되면 알아서 소화에 좋은 것들을 먹고 손가락을 따는 등 옆에 한의사가 있는데도 따로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소화불량에 대처하는 노하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이 되었을 때 도움이 되는 혈자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대표적으로 합곡(合谷)이라는 혈자리다. 아마도 모든 혈자리 중에 제일 유명한 혈자리라 국민 혈자리라고 불릴만하다고 생각한다. 손등의 엄지와 검지 사이의 움푹 들어가는 골 부위로 이곳을 지압해주면 침을 맞지 못할 때 임시로 나마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체질의학으로 살펴보면 양인(陽人)에 비해 음인(陰人)이 소화가 잘 안 되는 체질이다. 음인들은 양인들에 비해 발산하기보다는 수렴하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특히 태음인의 장부는 간대폐소(肝大肺小)라 하는데 저장하는 능력은 뛰어난데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저장한 능력이 좋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덩치가 좋고 평상시에 땀을 잘 내면 건강한 상태이다.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라 하여 생식능력은 좋지만 소화기능이 선천적으로 부족한 체질이다. 소화기능이 직접적으로 떨어지고 몸이 차가운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배가 차고 설사를 하는 경우가 다른 체질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

태음인에게 잘 맞는 곡류로는 통밀, 수수, 들깨이며 채소류는 호박, 무, 당근, 마늘, 고구마, 밤이 있다. 해조류는 미역, 다시마, 파래가 좋으며 고기는 쇠고기가 좋다. 특히 무의 씨는 나복자(蘿葍子)라고 하여 태음인의 소화불량에 좋아 한약재로 많이 쓰인다.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은 주로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다. 곡류로는 찹쌀, 흑미, 옥수수가 있고 채소는 감자, 달래, 생강, 브로콜리가 있다. 해조류는 김, 육류로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소화기능 자체가 약한 소음인으로써는 감기나 소화불량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 찹쌀로 죽을 끓여먹으면 몸을 빨리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랜만에 보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과식하기도 쉽지만 적절히 조절하는 양생(養生)이 약보다 우선임을 기억한다면 명절뿐만 아니라 올 한 해도 무사무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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