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진주 초등학생 담배빵’에 교육계 ‘허둥지둥’
현장에서-‘진주 초등학생 담배빵’에 교육계 ‘허둥지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20 18:45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송학/사회부 부장
 

한송학/사회부 부장-‘진주 초등학생 담배빵’에 교육계 ‘허둥지둥’


‘진주 담배빵’ 게시물과 관련된 본지의 기사를 두고 지역이 소란스럽다. 소란스럽기 보다는 어느 학교의 누구인지를 알아내기에 더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기자는 본지 20일자 3면에 ‘진주 초등학생 담배빵 피해 호소로 발칵’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 내용은 ‘진주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 담배로 신체의 일부를 태우는 일명 ‘담배빵’을 했다는 게시물이 SNS를 타고 무차별 확산되면서 지역에서 파장을 낳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20일 기사가 게재되면서 이날 오전 7시부터 하루 동안 기사와 관련된 수십 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 문의보다는 항의성에 가까운 전화가 더 많았다.

문의든 항의든 상관없지만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교육계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어느 학교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우선이었고,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게시물을 기사화 했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뭐가 중요한지를 잊고 있는 것 같았다.

기사의 요지는 SNS의 한 게시물이 '진주의 초등학교 3학년이 팔에 담배빵'을 했다는 것인데 기자는 해당 게시물이 사실이던, 사실이 아니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게시물이 페이스북이라는 공룡 SNS를 통해 무차별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이면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학교나 교육청에서 사안을 확인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게시글을 차단해야 했다.

실제 기사 게재전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기자에게는 여러통의 제보가 왔다. 제보자들은 진주 지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끔찍한 사건에 내자식, 또는 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도 사실이다. 진주 지역이 아니라고 해도 이 게시물을 접한 누구나 불편해 했을 것이다.

기사가 나가면서 해당 게시물과 원본 글은 삭제됐다고 한다. 경찰청과 도교육청에서 게시물 차단을 요구한 것 같다. 때문에 경남도교육청은 원본 글이 삭제되면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게시물에 대해 진주지역 학교 등을 대상으로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빠르면 이날 오후께 조사를 마무리 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게시물이 삭제됐다고 하니 다행이다. 초등학생의 충격적인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와 지역 교육청에 대처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본지에서는 '진주 담배빵'에 대해 기사가 게재되기 전날 사실 확인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관내 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보고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기사가 나가면서 급기야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했는데 게시물이 삭제되기 전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충격적인 게시물을 보고 SNS에 퍼 날랐을 것이다.

도교육청에서는 게시물 삭제에 이어 사실여부를 확인한다고 하는데 방학기간인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하루만에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하루만에 진위 여부를 판단한다는게 정확한 조사가 될지 의문이다.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성급하게 사안을 마무리 하려는 노력보다는 시간을 갖고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