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새로운 다짐이 필요하다
진주성-새로운 다짐이 필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22 18: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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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새로운 다짐이 필요하다



설 연휴는 끝이 났다. 가족들이 모두 모이고 친지들과도 자리를 함께했다. 여럿이 모인 자리마다 이번 설의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평창 동계올림픽이고 맞물려서 북한대표단의 청와대방문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변화의 조짐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 였다.

김영남과 김여정의 방문도 예상 밖이었고 더구나 김여정은 김정은의 특사자격으로 남북정상의 만남을 원한다는 전언까지 하며 친서까지 들고 왔으니 전 세계가 주목했다. 북핵문제로 몸서리치는 세계는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우리국민들은 기대와 우려의 혼돈 속을 헤매고 미국은 심히 당황하였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옥죄자던 한미공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우면서 당사국이여서 지나친 관여도 할 수 없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허망스러움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고 한국의 신뢰성까지 의심하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공개되지 않은 김정은 친서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다음 액션을 어떻게 취해야 할지 엉거주춤한 상태일 게다. 미국은 선제타격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 느닷없이 남북한 당사국간에 “우리는 하나다”라며 올림픽 단일팀이 구성되고 한반도깃발이 나붓거리고 육로와 해상으로 오고 하늘 길로도 오고 게다가 김정은의 여동생이 특사가 되어 친서를 싸들고 오는 것을 보았을 때 미국의 정서로는 한국 또한 믿기 어렵다는 이상야릇한 심정이었지 모를 일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6.15공동성명의 뒤끝이 뭐였으며 대북지원의 결과는 뭐였고 금강산 관광은 뭐하자는 것이었으며 개성공단은 어쩌자는 것인지 저들의 변덕이 죽 끓듯 하니 갈피조차 못 잡고 있다. 우리가 북한의 위장전술에 놀아나고 있는 것인지 알면서 놀아주는 것인지 우리의 우방국들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게다. 우리와는 동맹관계에 있다하더라도 정서와 사고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낭패 본다는 선례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엊그제 “남북의 관계개선이 깨어지면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다”라고 하며 남북관계개선이 그들의 염원인 것처럼 떠들었다. 한미우호관계를 이간질하는 술책에 불과하지만 북한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이 ‘악마의 미소’라고만 단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핵 폐기를 전제로 한 우리의 일관되고 결연한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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