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참 아름다운 잔치
아침을 열며-참 아름다운 잔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27 18: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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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참 아름다운 잔치


평창 올림픽을 말대로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시킨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다. 아무 한 일도 없지만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실제로 한 일은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적 잔치가 무사하고 나아가 평화적으로, 더 나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마무리되기를 매순간 진지하게 기원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각각의 실력을 최선으로 발휘해서 진정 아쉬움 없는 축제이기를 기도했다. 그래도 우리 선수가 제일 잘해주기를 비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우리 국민들이 똑 같은 마음이었다.

평창축제가 시작되기 전 우리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말이다. 이웃 나라들은 툭하면 잔치가 무사히 열리지 못할 것처럼 삐딱하게 말했다. 툭하면, 참가를 할지 안 할지 고민한다면서 겁을 주기도 했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마치 훈련받은 것처럼 서로를 격려하며 묵묵히 준비를 했다. 스스로 경기 관람 티케을 홍보하기도 하고 구매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자원봉사자 지원 신청을 했고 각자 맡은 일에 대해 훈련을 받았다. 누군가 조금 불만을 토로하면 지나치지 않고 시정할 수 있는 일은 제때 시정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식사가 그런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을 먼저 칭찬해야겠다. 컬링선수들만 하더라도 10년 동안 훈련을 쌓아왔다고 한다. 말이 십 년이지 옛날이나 되니까 강산이 한 번 변하지 요즘 식이라면 두어 번은 바뀌는 그 긴 세월 동안 한결 같이 연습을 하고 연구를 해왔다는 얘기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비인기 종목이니 더 외롭고 힘들었을 것이다. 외롭고 힘들어 누구에겐가 그 고통을 토로하면 컬링이 뭐지? 하는 반문이 돌아왔을 테고 그러니 더욱 말도 못하고 연습만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함께 경기를 관람하던 사람이 업어주고 싶다했다. 국민의 마음이다.

외롭고 힘들게 훈련한 종목이 어디 컬링뿐이겠는가. 우리나라는 국토가 낮고 작은 산이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작고 또 비교적 그다지 춥지 않은 기온 탓에 눈이 오면 빨리 녹아 막상 연습장이 그리 넉넉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연습을 안 할 수도 없으니 어려운 점이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이를 악문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소위 인기 종목들도 훈련과정은 힘들긴 마찬가지다. 어쩌면 쫓기는 심정이라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편하고 싶다. 쉬고 싶은 자신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일어켜 세워 훈련을 지속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다.

열심히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순위권에 못 들어 메달을 얻지 못한 사람이 메달을 목에 건 사람보다 많다. 그들에게 더 애틋한 마음이 간다. 승자만 있는 경기는 이 세상에 없다. 지는 사람이 더 많으니 이긴 사람이 더 빛난다. 그리고 이번에 진 사람이 다음엔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경기는 아름다울 수 있다. 더욱 자신을 분발시키고 더 많이 견디며 훈련한다면 그런 만큼의 결실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경기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 건 메달을 목에 걸고 안 걸고가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만족하는 성실과 인내와 진지함을 끝까지 견지해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내는 데에 있다.

올림픽이 위대할 수 있는 건 누구 한 사람이거나 몇 명이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서로를 도우며 세계평화를 지키겠다는 마음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국내외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서로 깊은 마음으로 정의와 평화의 승리를 끝까지 믿었다. 그랬기에 이번 팽창 평화 올림픽이 이토록 가슴 벅찬 모두의 기쁨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우리 스스로를 칭찬하며 이 승리를 깊이 간직해야겠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우리의 이런 저력을 상기해야겠다. 참 행복하다. 오래 행복할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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