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이 학교폭력의 원흉일까
컴퓨터 게임이 학교폭력의 원흉일까
  • 거창/이종필 기자
  • 승인 2012.03.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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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이종필기자
최근 심각한 학교폭력의 원흉으로 지목된 컴퓨터 게임에 대해 학부모는 물론 대통령까지 공해라고 표현할 정도로 우리들의 인식은 좋지 않다. 필자 또한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너무 빠져 있는걸 보면서 그렇게 좋게는 생각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언론매체에서 모든 청소년 문제의 원인을 컴퓨터 게임 탓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대부분의 컴퓨터 게임이 총칼을 사용해 무언가를 베고 죽이는 내용이고 그러한 폭력적인 매체를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면 게임을 하는 사람, 특히 어린아이들의 심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으로 내린 결론 인듯 하나 이는 마치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 쌀밥을 주식으로 먹었으니 쌀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 같아 석연치 않다. 가난했지만 훈훈했던 시절로 자주 포장되는 내 어린 시절엔 학교 폭력이 없었던가.

겉으로 드러나는 일이 적었지만 많은 학교폭력과 따돌림 그리고 일부 부패한 선생님들도 항상 있어 왔다. 그때에도 지금의 컴퓨터 게임처럼 곤충이나 작은 동물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면서 즐거워하던 아이들은 항상 있어왔다.

최근 컴퓨터 게임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보면 90년대 만화책을 모든 청소년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했던 풍토와 다를 바 없다. 정말 청소년 보호를 위한다면 오히려 수익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는 술과 담배, 폭력, 성인등급 비디오는 물론, 흔히 막장소재라 말하는 불륜드라마 등도 모조리 금지 시켜야 한다. 만약, 인터넷을 포함한 컴퓨터 게임을 금지 시키고 나면 다시 옛날처럼 당구장이나 롤러장, 전자오락실 등이 청소년 비행의 원흉으로 지목 될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 지목한 인터넷 게임보다 더 청소년들에게 위험한 것은 오늘날의 교육정책과 학부모를 포함한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이 1차적 원인인 것 같다.

최근 청소년범죄 소식을 보면 가해자 부모라는 사람들의 뻔뻔한 태도만 보더라도 그 학생의 가정교육이 어떠했는지 짐작 할 수 있다. 즉 청소년문제의 원인은 첫째 그 아이의 부모가 1차적 원인이요 그 다음으로는 가정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 할 수 없는 빠듯한 경제 상황이고 최종적으로는 인성교육에 무게를 실을 수 없는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대표되는 무한경쟁사회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 줄과 관련되어 있어 그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려워 우리 어른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론을 컴퓨터 게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현대 사회에 겉으로 드러난 계급은 없지만 돈과 직업에 따른 계급이 존재하듯 문화에도 급이 존재 한다는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비록 컴퓨터 게임이 높은 급의 문화는 아닐지라도 청소년들에겐 현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하나의 놀이 문화란 점과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론을 형성해 마녀사냥식으로 저급문화로 치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감추기 위해 화살을 다른쪽으로 돌리는 듯해 낯이 붉어진다.

문제점이 있다면 본질을 파악해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할 우리시대 소위 어른들이 어쩌면 특정 문화에 대한 선입견으로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의 희생양인 청소년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여론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 그 책임을 회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 보호를 위해 우리 어른들이 인정하고 포기해야 할 일은 없는지 돌아봐야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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