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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남북정상 회담과 북한 청구서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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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2  18: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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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남북정상 회담과 북한 청구서

역대 정부에서 남북정상 회담을 할 때에는 북한은 늘 한국으로부터 큰돈을 챙기며 경제적인 이득을 취했다. 남북정상 회담을 위한 대북송금은 좌파가 정권을 잡았을 때 적극적이고 지원금도 크게 증가했다. 잘사는 한국이 남북정상 회담이 아니라도 경제난과 민생고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을 도와주는 것은 인도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정상회담을 위한 댓가성 대북 경제지원이 순수하게 북한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갔는지 우리는 재고해야 한다. 우리 국민 상당수는 그동안 한국이 지원해준 돈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밑천이 되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국민 일부는 북한을 바라보면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려는 사고를 갖고 있어 우려스럽다. 민족을 앞세워 북한동포를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핵과 미사일 문제로 심각하게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민족을 앞세워 감성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냉철한 이성적 판단으로 북한주민은 우리의 핏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지구상에서 남북이 분단된 채 군사적으로 가장 강한 대처로 불안한 안보환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좌파와 우파·보수 정권에 상관없이 새로 정권을 잡은 세력은 북측과 비선접촉 라인을 열고 싶은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로, 역대 대통령들 모두가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강하게 희망했고 바란다. 5년이란 임기동안에 정상회담을 통해 다른 대통령이 못하는 남북문제에 족적을 역사에 남기고 싶은 정치적 야망 때문이리라.

4월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수차례의 남북회담 제의를 외면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말았다. 필자는 수차례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가 어려울것으로 전망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어려운 경제난을 감수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것은 핵을 밑천으로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한몫을 챙길려는 속셈뿐만 아니라, 특히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는 순간, 남쪽의 부자 나라에 빌붙어 살아야 하는 빈국(貧國)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잘 진행된다고 할 경우 북측이 한국과 미국에 원하는 것은 언제나 미국에는 안전, 한국에는 현금을 포함한 경제적 지원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역대 좌파 정권은 물론 우파로부터 수억 달러의 현금을 포함한 경제적 지원을 한국으로부터 받은 전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젊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을 두고 한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자신들의 이해타산 검토를 수차례 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어쩌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뿌리이기 때문에 김정은의 계산방식은 노 전 대통령이 방북해 고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한 것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로서는 수십조 원이 든다고 해도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영영 포기한다면 경제적인 지원을 못해 줄 이유는 없다. 그러나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통일대박론’을 구체화할 방안을 제시한 후, 그해부터 북측도 우리와는 다른 남북관계 재설정론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북한의 입장은 핵을 가진 북한과 핵이 없는 한국이 평등할 수 없으므로 남북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반도 주변의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강 지도자들 모두 ‘힘을 통한 평화’를 외친다. 북한도 유사한 논리를 펴고 있다. 문 대통령만 ‘대화를 통한 평화’에 방점을 찍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가 명심해야할 것은 평화를 지킬 힘이 없이 벌이는 대화는 불평등만 심화시킬 뿐이란 게 동서고금의 진리다. 북측은 남북대화보다는 대화 테이블 아래에서 오갈 현찰인 잿밥에만 더 신경쓸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 자칫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통한 평화'에만 집착하다간 북한의 현금인출기 노릇을 할까 걱정하면서, 남북정상 회담에서 내놓을 북한의 청구서 금액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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