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삭발(削髮)의 의미
진주성-삭발(削髮)의 의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3.27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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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삭발(削髮)의 의미


언제부터 왜 삭발이 시위자들과 함께하는 정형화된 의식이 됐을까.

동서고금을 통하여 삭발은 매우 다양한 이유로 행해져 왔다. 실용적, 편의적, 필요성 때문이었다.

맥락에 따라 대단히 다른 합의를 갖는 행위였다. 애초 우리나라에선 스님이 되는 의례에서 집을 떠난다는 단적인 속칭 속세를 버리고 세속에서 격리된 삶을 살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것이다. 승려가 출가할 때 세속을 버리고 불지자가 되는 마음을 표명하기 위하여 머리를 자르는 것을 ‘기은 입무위(棄恩入無爲)’라고 하며 득도식의 수계에 앞서서 행하여 진다는 계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인데 비구형에 한한다. 계율에 따라서 삭발하고 승당에서 5일마다 삭발이 규정되어 있다.

삭발은 출가정신의 상징으로 물들인 옷을 입어야 한다고 율문에 규정하고 있다. 수행자가 머리를 깎는 2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세속적인 번뇌를 단절함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다른 종교의 출가 수행자와 모습을 다르게 하기 위함이다. 부처님은 자신의 교단을 타교단과 구분하기 위해 머리와 수염을 깎도록 했다. 출가인이 머리 모양에 연연하는 것은 출가 의지를 흐리게 하고 무명(無明)을 증장(增長)시킨다 하여 머리털을 무명초(無明草)라고 까지 했다. 이유는 다르지만 과거의 죄수들 군인 신병들에게도 삭발을 하였고 일제 식민지 지배의 수치스러운 잔재였던 중고생들의 규정된 검정색 교복에 까까머리가 생겨나면서 삭발은 더 이상 스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연좌집회를 하면서 삭발을 하는 것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결의를 과시해 지지자들의 결속을 다지고 힘을 얻기 위해서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려고 동료 시위자들을 자극하는 과격한 수단이다.

성서에 나오는 삼손은 머리털을 잘려 힘을 잃었는데 “시위자들은 힘을 얻기 위해 스스로 삭발을 한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지극한 효심이 높아 부모님으로부터 우리몸의 터럭하나 살갖 한점까지도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함부로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여 머리는 상투를 털어 망건과 갓으로 의관을 하고 다녔으며 머리를 깎지 않았다. 부모님에게 효성을 다한다는 것은 자식된 기본적인 윤리로서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이 효경(孝經)의 기본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다 도중에 세관원에게 ”나는 간단한 탁발승으로 가진거라고는 물레와 밥그릇, 허름한 담요, 여섯장의 수건, 대단치 않은 평판밖에 없다“고 간디어록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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