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염치를 아는 국민이 되자
칼럼-염치를 아는 국민이 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3.27 18:4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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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염치를 아는 국민이 되자


부귀권력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마땅히 기뻐하며 아낌없이 베풀어 나가야한다.

더 크게 성취하고자 하면 더 크게 베풀어야 한다. 내가 베푼 공덕이나 지은 죄는 죽은 뒤에까지 나를 따라붙는다. 더 많이 거머쥐려 하지 말고 넓게 크게 생각하며 살아가자.

참된 생각 없이, 술이나 마약, 부귀권력에 취하게 되면 무의식 속에 매몰되어 혼수상태가 되어버린다. 또한 매일 단조롭게 똑같은 언행을 반복하며 살아가도 발전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지금의 정치, 경제가 매우 어려운 것은 정치인들의 변하지 않는 사고와 언행의 반복에서 온 것이다. 부귀권력자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왜 모여들겠는가.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행정, 언론 등 많은 분야에서 잘못된 기득권자들이 모든 공직을 마음대로 주물러오는 동안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동조하면서 나름의 이익을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날마다 서민들의 신음 소리가 그토록 크게 들려왔지만 기득권자들은 관심 없이 살아왔다. 권력자들의 비위행위가 들어날 때마다 너무 화나고 괴롭고 수치스럽고 황당하지만 그 인과응보를 어찌하겠는가? 국민들은 자신과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눈을 똑바로 뜨자. 괴테는 “유능한 사람은 언제나 배우는 사람”이라 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배움은 미래를 위한 가장 큰 준비”라고 했으며, 공자는 “셋이 걸어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하였다. 우리 모두 지금부터 마음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과거처럼 네편 내편, 편을 갈라서 덮어놓고 특정인과 특정세력을 지지하는 우를 되풀이하지 말자. 저 사람이 권력을 잡고난 뒤에, 어떻게 국민들을 위하고, 나라를 튼튼하게 할 것인가 잘 살펴보고 난 후 참된 일꾼들을 선별하여 뽑아주자. 기득권자들의 이익대변이나 옹호하는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들의 진정한 속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똑똑한 국민이 되어보자. 힘 있는 자들에 의해 법이 훼손되는 파장은 일반 국민들이 훼손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며 세상은 급속히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제는 국민들이 정신 바짝 차려서 개, 돼지가 아닌 사자로 변해야한다.

국민들이 똑똑해지면 불행한 권력자가 나오지 않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고 하셨지만 남의 머리를 빌리려면 자신의 머리가 먼저 좋아야만 좋은 머리를 고를 수 있다. 알아야 면장도 하지 않겠는가! 전직 두 대통령들도 정상의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이젠 허명 속에 독방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도자들이 모든 국민을 감싸지 않고, 측근들만을 감싸다가 몰락한 현실은 국가적 불행이자 전 국민의 불행이다.

감추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은 끝내 홀로 은둔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권력자들이 벌린 잘못된 사건들을 처음에는 저런 일들도 있었구나 하며 바라보다가, 점차 짜증과 분노가 뒤섞이고, 나중에는 어이가 없어져서 이제는 개그프로 보는 기분으로 그저 바라보게 된다.

권좌를 누리고 있는 동안 모두 내 것인 줄 착각했던 것이 비극을 초래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우리국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 모두 염치(廉恥)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염치는 살필 염(廉)과 부끄러울 치(恥)가 합해진 말이다.

즉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다. 불행하게도 과거의 권력자들에게는 염치는 없었고, 파렴치(破廉恥), 몰염치(沒廉恥)뿐이었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있으면 그래도 염치는 있는 셈이지만 거짓말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전혀 없는 것은 파렴치요, 몰염치다. 우리 모두 염치 있는 국민으로 새롭게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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