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의 세상스케치-인생은 좀 유연하게
홍민표의 세상스케치-인생은 좀 유연하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01 18: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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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인생은 좀 유연하게


인간의 온갖 행동의 배후에 잠재해 있는 것은 누구나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는가 보다.

옛 나의 학창 시절과 지금 내가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도 옛 친구를 만나면 어릴 때의 생각들이 물씬 풍겨나면서 모든 화제 거리가 옛날로 돌아가 버린다.

사람은 어린 시절의 내면적인 요소를 누구나 가지고 있다.
▲ 청학동 계곡

최근 들어 고향의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살아온 애기랑 자식애기 손자애기를 많이 하면서 한마당 좋은 시간을 가졌다. 옛 향수에 쌓여 잠못 이룬 밤들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고향의 친구들이 이순을 훌쩍 넘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는 표정에서 대화 내용까지 모두가 한결같이 어린 시절의 그 향기에 젖은 탓인지 내가 보기에는 모두들 아홉 살 어린애 같다. 수 십년간 객지생활을 한 친구들이 이제 한 번씩 식탁에 둘러 앉아 애환을 달래면서 모두들 반가운 얼굴들이라 이번 여정에서도 매우 기다려지기도 했는데 이토록 향수에 젖은 탓일까? 그리움의 향기일까? 고향의 언저리는 항상 머릿속에 맴돌면서 징검다리 건너던 옛 시절이 끊임없이 생각나기도 한다.
▲ 제당의 가을

그런데 이런 친구들의 모임에서도 가장 어려운 점은 상대가 무언가 아무 말이나 말하기 시작하면 대꾸를 하거나 부정하거나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항상 자기가 옳다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살아온 나날들의 생각들이 하는 일에 따라 다르기에 그 순간들을 잘못 넘기고 나면 그 공허감이 계속 따라 다니면서 관계를 어물쩍하게 만들어 버린다.

서로의 주장이 맞서고 있을 때는 기분이 폐쇄적으로 되어 버리기에 자기의 견해와 다른 의견 따위는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다.

참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논쟁을 피하고 아주 사소한 배려와 따사로운 말 한마디 속에서도 유연한 힘을 발휘해 서로 기를 복 돋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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