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기대 교수가 발아시킨 ‘남명매 후계목’ 경상대에 식수
경남과기대 교수가 발아시킨 ‘남명매 후계목’ 경상대에 식수
  • 윤다정기자
  • 승인 2018.04.09 18:5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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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경상대 남명학관 앞 정원 ‘남명매 후계목’ 식수.
경남과기대 강호철 교수 5년생 40cm의 매화 기증
“양 대학 연합대학 구축 추진 중 더욱 뜻깊은 일”

진주시에 위치한 두 국립대인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연합대학 구축을 통한 대학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몇 년 만에 어렵게 발아에 성공한 산청 남명매 후계목을 경상대학교에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는 ‘산청삼매’의 하나로 일컬어지며 전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남명매 후계목을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앞뜰에 심어 그 의미를 길이 전하기로 했다.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소장 이상필 한문학과 교수)는 9일 오전 11시 남명학관 앞 정원에서 남명매 발아에 성공한 경남과기대 강호철 교수와 남명학연구소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명매(南冥梅) 후계목’을 식수했다.

‘남명매’는 남명 조식(曺植, 1501~1572)이 만년에 거처했던 덕산 산천재(山天齋) 뜰에 있는 매화나무로, 남명이 손수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남명매는 남사마을의 원정매(元正梅), 단속사지의 정당매(政堂梅)와 함께 산청삼매(山淸三梅)로 일컬어진다.

이날 심은 후계목은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강호철 교수가 수년간의 실패 끝에 남명매 발아에 성공한 5년생 40cm 높이의 매화이다.

강호철 교수는 경남문화재위원으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우리 지역의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고, 이러한 역사성을 지닌 수목이 향후 피해를 입거나 자연수명이 다했을 때 이를 대체할 후계목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발아 작업을 시도했다.

5년 전 어렵게 씨앗 하나를 발아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를 자신의 개인 온실에서 4년간 키우다가 이번에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에 기증하게 됐다. 강호철 교수는 이외에도 원정매 발아에 성공해 지난해 진양하씨 대종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상필 남명학연구소 소장은 “역사적으로 보자면 남명매는 450년의 세월을 버텨오고 있는데 그 수명을 걱정해온 지가 오래되었다. 이번에 이런 뜻깊은 후계목을 남명학연구소 뜰에 심음으로써 비로소 명실상부하게 되었다. 향후 이 나무를 잘 가꾸는 것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한 기록을 남겨 후세에 제대로 전하는 것 또한 우리 연구소가 할 책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경남과기대 강호철 교수는 “남명매는 아직까지는 해마다 봄이면 꽃을 피우고 있지만 언제 수명을 다할지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오랫동안 후계목 발아를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다가 5년 전 남명매의 씨를 발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하고 “우리 지역에서 남명학연구의 본산이라고 한다면 경상대학교 남명학관과 남명학연구소가 가장 먼저 떠올라 이번에 기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는 이 나무의 식수 과정을 적은 설명과 함께 관련 사항을 남명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등재학술지 ‘남명학연구’ 57집에 소개할 예정이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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