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되고 약도 되는 술
독도 되고 약도 되는 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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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조/진주알코올상담센터장
경상대병원 건강정신의학과 교수
201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한달 평균 소주 5.8병과 맥주 7.2병, 막걸리 2병을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잘 즐기면 좋지만 너무 과해서 술로 인해 남자는 평균 3년, 여자는 1년 정도로 수명이 단축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게다가 음주로 인한 여러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으니 즐기는 것은 좋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보통 술의 도수는 물과 에탄올의 퍼센트로 나뉘는데 주로 순한 소주의 경우 20%는 에탄올이고 80%정도가 물입니다. 즉 소주가 20도라면 에탄올 함량이 20%입니다. 주위 사람들 중에는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불타는 사람도 있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에탄올이 간에서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되고 아세트알데히드는 또 다른 효소에 의해서 초산으로 분해됩니다. 그래서 술의 분해에 작용하는 두 가지 효소가 많으면 술의 분해가 활발히 일어나니까 소위 '술이 쎈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술 마신 다음날 숙취가 있는 것은 에탄올이 산화되어 생성되는 중간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두통이나 구토 등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아세트알데히드가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소멸이 되지만 너무 많이 생겨나게 되면 혈액 속에 남아서 여러 가지 불쾌감을 주게 됩니다.

술을 끊는 약이라고 알려진 약들 중에 아세트알데히드가 분해되는 것을 막아서 혈액 속에 아세트알데히드가 혈액 속에 축적이 되게 하는 약이 있는데 이 약을 복용한 후 술을 마시게 되면 복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서 훨씬 더 심한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생겨서 술을 마시기 힘들게 하여 술을 끊는데 사용을 하기도 합니다.

술이 주는 단점들도 있지만 사람들이 술을 마시게 하는 술의 장점들도 있습니다. 적당한 양을 드시게 되면 감정적으로 안정감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포도주를 하루 한 두잔 정도 꾸준히 마셔준다면 긴장도 완화되고 근육도 이완되어 신체적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술을 잘 절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술이 술을 먹게 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 증세가 걱정된다면 'CAGE 질문법'을 통해 자가진단을 해 보시면 도움이 되는데, 'CAGE 질문법'은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Cut down) ▲술 마시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들 때문에 괴로운 적이 있습니까.(Annoy) ▲음주 때문에 죄책감을 느낀 적 이 있습니까.(Guilty)▲술 마신 다음날 불쾌감을 없애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 해장술을 한 적이 있습니까.(Eye- opener) 네 개의 질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네 개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일단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경우이고 두 개에 해당되면 중독 가능성이 있으며, 세 개 이상이면 알코올 중독의 가능성이 높으며 술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네 가지 질문 중에서 두 가지 이상에서 “예”라고 답한다면 술로 인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으며 급기야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높기 때문에 술을 멀리 해야 하는 사람에 해당됩니다.

최근에 알코올 중독 환자들에 사용할 수 있는 '술을 덜 먹게 하는 약'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술을 끊게 하는 또는 줄이는 약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술의 위험에 대해서 잘 알고, 스스로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있다면 술을 멀리하는 생활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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