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경남연극제 결산-연극계 ‘한파’속 창작품 봇물·유례없는 매진 흥행
제36회 경남연극제 결산-연극계 ‘한파’속 창작품 봇물·유례없는 매진 흥행
  • 윤다정기자
  • 승인 2018.04.16 19:22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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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자 일부가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36회 경상남도연극제가 지난 15일 폐막식 및 시상식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유례없는 매진 흥행 = 제36회 경남연극제는 올해 초 도내 연극계 인사들이 연이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이번 관람객이 적을 것으로 우려되는 분위기 속에서 준비됐다. 하지만 경남연극제 관계자에 따르면, 초대석 등을 포함해 경연작 13편 중 9편이 매진됐으며(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 경우 400석을 기준으로 함) 나머지 4편도 약 90%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황윤희 경남연극제 홍보팀장은 “인터넷 예매 시스템 도입, 경상대·경남과기대·국제대 등 지역 대학교에 관람 협조 요청, 출품 공연마다 마련한 다양한 장르의 부대행사 등 경남연극인들이 다양한 시스템 및 볼거리를 선사하려고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다”며 “최근 몇 년간 경남연극제에 이런 매진 흥행은 없어 우리 측도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괄목할 만한 창작 초연, 여러 부문에서 수상 거둬 = 이번 연극제의 특징은 출품작 중 희곡상 수상 자격이 있는 작품(2017년 경남연극제 이후의 창작품)이 여느 해보다 많다는 점이다. ▲김해 극단 이루마 ‘적산가옥’(작 백하룡, 연출 이정유) ▲거제 극단 예도 ‘나르는 원더우먼’(작 이선경, 연출 이삼우) ▲통영 극단 벅수골 ‘쇠메소리’(작 김선율, 연출 장창석) ▲사천 극단 장자번덕 ‘와룡산의 작은 뱀’(작 정가람, 연출 이훈호) ▲창원 극단 미소 ‘대찬 이발소’(작·연출 장종도) ▲함안 극단 아시랑 ‘처녀뱃사공’(작 박현철, 연출 손민규) ▲진해 극단 고도 ‘비극적, 비극’(작·연출 유철) 등이다.

또한 ‘나르는 원더우먼’, ‘쇠메소리’, ‘대찬 이발소’ 등 창작 초연이 여러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는 점도 괄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거제 극단 예도는 ‘나르는 원더우먼’으로 단체 대상을 비롯해 여자 연기 대상, 연출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을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창원 극단 미소는 ‘대찬 이발소’로 단체 금상을 비롯해 남자 연기 대상과 우수 연기상에서 3개상을 거뒀으며, 통영 극단 벅수골은 ‘쇠메소리’로 단체 금상과 우수 연기상에서 2개상을 거뒀다. 단, 창작 초연 ‘비극적 비극’은 그 어떤 부문에서도 수상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번 연극제는 진주에서 진행됐으나 진주 극단이 그 어느 부문에서도 수상을 거두지 못해 다소 아쉬웠다는 진주시민의 감상도 잇따랐다.

◆심사 총평 = 이번 연극제 심사위원은 김태수 연출가, 오태영 극작가, 권병길 배우 등 한국연극협회가 추천한 연극인 3명으로 이뤄졌으며, 심사위원장은 권병길 배우가 맡았다.

권병길 심사위원장은 심사 총평으로 “대사 전달력이 미흡한 공연이 많아 아쉬움을 느꼈다”면서도 “노인 세대 이야기, 젊은 층 이야기,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특별한 형식으로 풀어낸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 극이 많아 이번 연극제 슬로건 ‘연극만찬’과 전반적으로 잘 부합했다”고 말했다.

특히 단체 대상작 ‘나르는 원더우먼’에 대해서 “연극적 표현에서 성공한 작품이다. 이는 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켰는지, 관객들이 얼마나 감격하거나 즐거워하는지 등의 영향을 말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던 작품”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과거 여차장이 당했던 억압을 현대 여성이 겪는 억압과 좀 더 긴밀히 연계시켜 더욱 깊이 있게 얘기를 다뤄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했다.

단체 금상 수상작 ‘쇠메소리’에 대해서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민중의 이야기다. 민중의 결의와 배반의 역사를 잘 다뤄냈다. 배우들이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면서도 “다만 더 큰 규모에서 다뤄졌더라면 좋았을 텐데 작은 소극장에서 공연되다보니 무리가 있었다”고 평했다. 또 다른 단체 금상 수상작 ‘대찬 이발소’에 대해서는 “서민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전통연극으로 풀어냈다. 무엇보다도 대사 전달력이 좋아 기뻤다. 이번 경연작 중 가장 대사 전달력이 뛰어났다”고 평했다.

단체 은상 수상작 ‘의자는 잘못 없다’에 대해서는 “부조리한 형식을 갖춘 연극이었다. 그 특별함에서 주는 시사점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또 다른 은상 수상작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대해서는 “서민들의 아픈 이야기를 노인 세대를 중심으로 전개했다. 소시민의 애환을 그려냈는데 이를 더욱 세심하게 전달해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면서도 “세트와 음악이 좋았다”고 평했다. 또 다른 은상 수상작 ‘적산가옥’에 대해서는 “규모가 큰 작품”이라면서도 “대사 전달력이 미흡했고, 관객으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부족해 아쉬웠다”고 평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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