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년만에 지리산 불일암 아래에서 발견
폭150cm·높이140cm…청학동 설화 증명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신용석)는 역사문화자원 조사 중에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지리산 남부능선에 위치한 불일암 아래에서 1200년 전에 최치원이 썼다고 전해지는 완폭대(翫瀑臺) 석각(石刻)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불일폭포를 즐기면서 감상하는 바위’라는 의미의 완폭대는, 여기에서 최치원이 시를 읊고, 푸른 학을 부르며 노닐었다는 청학동 설화가 전해진다. 또한 겸재 정선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불일암폭포’그림에는 절벽에 위태롭게 돌출돼 있는 완폭대 바위가 묘사되어 있다.
이번에 약200년만에 발견된 완폭대 석각은 폭150cm, 높이 140cm의 암석에 음각된 것으로, 완(翫)과 대(臺)는 비교적 선명하나 가운데의 폭(瀑)자는 심하게 마모되어 있는 상태이다.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최석기 교수는 “그간 설화와 문헌으로만 전해져 온 완폭대 석각의 실물을 발견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고증할 수 있게 됐다”며 “최치원이 썼다고 전해지는 인근의 쌍계석문(雙磎石門), 세이암(洗耳巖) 석각과 함께 선인들의 정신문화가 담겨 있는 의미있는 석각의 발견이다”라고 말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신용석 소장은 “완폭대 석각은 불일폭포 일원에 대한 청학동 설화가 사실에 가까움을 증명하는 유물이다”며 “앞으로도 지리산에 남아있는 역사적 흔적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민족의 문화자산을 온전하게 보전하고, 그 가치와 교훈을 국민들에게 스토리텔링하겠다”라고 밝혔다. 강정태기자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