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전 최치원이 쓴 ‘완폭대 석각’ 발견
1200년전 최치원이 쓴 ‘완폭대 석각’ 발견
  • 강정태기자
  • 승인 2018.05.10 18:37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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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년만에 지리산 불일암 아래에서 발견

폭150cm·높이140cm…청학동 설화 증명 


▲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지리산 남부능선에 위치한 불일암 아래에서 1200년 전에 최치원이 썼다고 전해지는 완폭대(翫瀑臺) 석각(石刻)을 발견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신용석)는 역사문화자원 조사 중에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지리산 남부능선에 위치한 불일암 아래에서 1200년 전에 최치원이 썼다고 전해지는 완폭대(翫瀑臺) 석각(石刻)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불일폭포를 즐기면서 감상하는 바위’라는 의미의 완폭대는, 여기에서 최치원이 시를 읊고, 푸른 학을 부르며 노닐었다는 청학동 설화가 전해진다. 또한 겸재 정선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불일암폭포’그림에는 절벽에 위태롭게 돌출돼 있는 완폭대 바위가 묘사되어 있다.

1611년 유학자 유몽인이 쓴‘유두류산록’이후 청학동을 찾아 불일암과 불일폭포를 답사한 선비들의 유람록 십여편에 완폭대 석각이 실존해 있음이 기록돼 있다. 그러나 남주헌이 함양군수를 지내면서 1807년에 쓴 ‘지리산행기’부터는 완폭대에 대한 기록이 없어, 이 시기를 전후로 불일암이 쇠락하거나 지형이 변하면서 완폭대 석각도 흙에 묻히거나 수풀에 가리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불일암 앞에 돌출되어 있던 완폭대 바위암반은 현재 무너져내려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번에 약200년만에 발견된 완폭대 석각은 폭150cm, 높이 140cm의 암석에 음각된 것으로, 완(翫)과 대(臺)는 비교적 선명하나 가운데의 폭(瀑)자는 심하게 마모되어 있는 상태이다.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최석기 교수는 “그간 설화와 문헌으로만 전해져 온 완폭대 석각의 실물을 발견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고증할 수 있게 됐다”며 “최치원이 썼다고 전해지는 인근의 쌍계석문(雙磎石門), 세이암(洗耳巖) 석각과 함께 선인들의 정신문화가 담겨 있는 의미있는 석각의 발견이다”라고 말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신용석 소장은 “완폭대 석각은 불일폭포 일원에 대한 청학동 설화가 사실에 가까움을 증명하는 유물이다”며 “앞으로도 지리산에 남아있는 역사적 흔적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민족의 문화자산을 온전하게 보전하고, 그 가치와 교훈을 국민들에게 스토리텔링하겠다”라고 밝혔다. 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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