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앙아시아의 스위스-키르기스스탄(2)
칼럼-중앙아시아의 스위스-키르기스스탄(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5.15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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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주임교수·경영학 박사
 

김춘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주임교수·경영학 박사-중앙아시아의 스위스-키르기스스탄(2)


키르기스스탄은 고대로부터 중앙아시아를 경유하는 실크로드의 길목에 위치하고, 80여개 민족이 함께 사는 나라인 만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키르기즈 문화는 기본적으로 이슬람과 유목 문화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일반적인 의식주의 양태는 유목 문화와 이슬람 문화라는 2개의 기축 문화가 토대를 이루고 근대 이후에는 구소련의 문화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편이다. 한편 키르기즈 문화 속에는 전통적으로 뿌리 깊게 전해 내려오고 있는 에니미즘이나 샤머니즘과 같은 민간 신앙적 요소도 내포되어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에서 유목민의 전통을 원형대로 간직해 온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19세기 후반의 제정러시아의 지배와 20세기 70년에 걸친 구소련의 통치가 키르기즈 사회의 근대화를 가져 오는 계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유목민족으로서의 전통과 풍습은 키르기즈인들의 의식과 생활양식 속에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풀을 따라 이동해 갔던 유목공동체는 농경공동체 만큼이나 그 결속력이 강하다. 혈연에 기초한 유목공동체는 강한 가부장적인 구조로 형성되었고, 친족을 중심으로 그 외연을 넓혀 나갔다. 오늘날에도 이같은 가부장적 가족구조가 강인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혈연, 지연 관계가 사회경제적 결속력을 다지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최근 관광과 환경을 접목시킨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극대화 되고 있다. 이제는 인위적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데 급급한 관광을 탈피한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의 여가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환경 친화적인 생태관광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다양한 자연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3대 명물은 산(초원)과 호수와 말이다.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94%가 산으로 이루어진 산악내륙국으로 국토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평균 고도 4000m 이상의 준봉들이 즐비한 거대한 천산산맥의 주맥이 키르기스스탄을 지나간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천산산맥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협곡과 도처에 널려있는 드넓은 초원은 일 년 내내 덮여 있는 설산과 어우러져 일대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키르기스스탄에는 오랜 세월 빙하작용으로 생겨난 2000여 개의 크고 작은 산악호수가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가장 대표적인 건강 음료인 쿠므스는 키르기스스탄의 유구한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말젖(마유)을 발효시켜 만드는 쿠므스는 키르기스스탄 유목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음료이다. 쿠므스는 약 5000년 전부터 현재까지도 말이 잘 자라는 자연 환경을 구비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몽골, 야쿠트 지역까지 널리 음용되고 있는 전통 음료이다. 쿠므스 생산의 필수 요소는 좋은 말과 양질의 초원이다. 이런 점에서 키르기스스탄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구비한 쿠므스 생산의 최적지로 평가된다. 키르기스스탄은 해발 2000~3000m에 이르는 고산 지역 초원이 국토 전역에 널리 산재해 있다. 이런 고산 지역 초원은 대략 5월 말에서 7월 중순까지 양질의 풀이 가장 잘 자란다. 이 시기는 계절상 평지는 여름에 해당하지만, 초원은 봄에 해당한다. 양질의 풀을 선호하는 말은 이 시기에만 젓을 생산하고 새끼를 낳는다. 따라서 쿠므스의 생산 시기도 1년 중 이 시기에만 가능하다. 키르기스스탄의 전통적 유목 방식은 양질의 풀을 따라 이동하는 생산방식이었지만, 구소련 지배 이후에는 매년 5~9월 양질의 풀이 자라는 이동 가능한 고산 지역 초원으로 말, 양, 소, 야크 등의 가축을 데리고 가서 방목을 한다. 이같은 유목 방식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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