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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슬기로운 유산분배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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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5  18: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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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슬기로운 유산분배

불교의 목적은 구세(救世)이기에, 항상 정의로움을 추구하며 사회의식의 개혁과 변화를 중요시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을 정의로운 마음으로 결속시켜서 지역사회와 나라를 안녕으로 이끌며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도덕성과 정의의식을 고취시켜 나가고 있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지(知), 정(情), 의(意)로 구분한다. ‘지’는 아는 것이며, 눈으로 사물을 구별하여 저것은 ‘무엇이다’ 하고 알지만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눈이 아닌 마음이 아는 것이며 냄새 맡고, 맛보고, 들어서 아는 것도 다 마음이 아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지’이다.

‘정’은 감정을 말하며, ‘즐겁다’ ‘슬프다’고 느낀 감정도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의’는 의지로 느끼는 것인데, 그것도 마음의 작용이다. 이렇게 지, 정, 의를 알고 마음을 가장 순수한 상태로 만든 것이 마음 닦음이다. ‘지’를 닦는 것은 혜학(慧學), ‘정’은 정학(定學), ‘의’는 계학(戒學)이다. 계정혜 삼학을 닦는 것은 괴로움을 떠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구체적인 수행방법이다. 마음의 밝은 지혜를 얻기 위해 감정을 순화하고, 악업을 멀리하며 선행을 쌓아갈 때 비로소 삶의 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마음은 밝은 상태가 되어 지혜가 생겨나서 우리의 삶은 윤리적, 도덕적의식이 자연스럽게 높아져서 항상 안정된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게 된다. 옛날, 어느 아버지에게 아들 3형제가 있었다.

아버지는 유산으로 황소 17마리를 남기시고 돌아가시면서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장남은 유산의 절반인 2분의 1을 갖도록 하라. 차남은 3분의1을, 막내는 9분의 1을 갖도록 하라. 단, 어떤 경우라도 황소 몸에 위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도 그의 유서대로 한번 나누어보면 어떨까. 3형제는 유서대로 나누기위해 아무리 머리를 써도 황소를 죽이지 않고는 방법이 없어서 의견충돌만 일으키며 매일 다툼 속에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마침내 막내의 제의로 인근 사찰의 스님을 찾아가 답을 얻기로 합의한 후 스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스님은 말없이 밖으로 나가서 황소 한 마리를 몰고와 다투지 말고 이걸 보태서 잘 나누어 가지라며 방으로 들어 가버렸다. 그래서 본래의 황소 17마리에다 한 마리를 더하여 18마리가 되니까 문제는 간단하게 풀리었다. 장남은 2분의 1인 9마리의 황소를, 차남은 3분의 1인 6마리를, 막내는 9분의 1인 2마리를 유서대로 갖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겨주신 17마리의 황소 숫자가 딱 맞아 떨어지고 한 마리가 남았다. 이제 남은 한 마리를 스님에게 돌려 드리자, 스님은 그 황소를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주었고, 유산분배는 조용히 끝났다. 조금만 지혜롭게 생각해보면 모든 문제에는 다툼 없는 해결책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인생은 끝없는 배움의 과정이며 그 과정에는 항상 긍정의 에너지가 숨어있다. 모든 논란과 시비를 처리하는 데는 인내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순간을 잘 참으면 풍파가 없고, 한 걸음만 물러서서 생각하면 천지가 훨씬 넓어진다.

눈이 어두우면 밝은 세상을 볼 수 없고 남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도 없다. 마음만 가라앉히면 복잡한 문제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마음을 “내려놓자(放下)” “내려놓으면 볼 수 있다.” 스님들에게는 좋은 일은 가져오지 않고, 어렵고 괴로운 일, 억울하고 불만스러운 일에 휩싸일 때만 찾아와서 묻는다. 진리를 안다는 것은 삶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다.

마음공부를 하면 고통에 빠지지 않고 원결을 맺지 않는 지혜를 갖추게 된다.

그래서 수행자의 삶은 늘 기쁨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고, 베푸는 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리를 알면 소비적인 번뇌에서 벗어나 명확하고 빠른 판단으로 삶을 허비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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