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恨)의 나라에서 환(煥)의 나라로
칼럼-한(恨)의 나라에서 환(煥)의 나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5.17 19:47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한(恨)의 나라에서 환(煥)의 나라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이 깨달음이라는 말이 있다. 인류문명도 선택에 의해서 창조된 것이다. 우리민족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들어섰다. 웃어른들의 피와 땀으로 먹고 살만한 정도가 되었고 천신만고 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이 상태로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우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우리는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여야 하는가.

과거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너무도 많이 하였다. 그 결과로 한(恨)이 너무도 많이 쌓였다. 우리나라가 자살율이 높은 것도 이 한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이다. 한은 슬프고 애달프며 안타까운 일이다. 고구려, 백제의 멸망에 따라 얼마나 무고한 백성들이 이민족의 노예로 끌려 갔는가. 고려 몽고때의 환향녀, 조선선조 임진난때의 능멸과 수탈, 구한말 10만 동학농민군의 참살, 일제 40년의 혹독한 시련, 6·25동족상잔의 비극, 군부독재시대의 억울한 고혼들, 이 모두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가 스스로 밝지 못하였다는 즉 환(煥)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던 지극이 단순한 이유이다.

정치인들의 무능함과 이기심, 백성들의 어리석음과 무지가 그토록 장구한 세월을 힘들게 했지만 그럼에도 이 땅을 버리지 않고 국혼을 지킨 거룩한 영혼들이 곳곳에 계셨기에 여기까지 올수가 있었다. 너무도 감읍한 일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가 함부로 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밝은 마음이다. 넓고 크며 환하며 흥겨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어두운 마음은 어둠을 부르고 분열을 일으키고 편을 갈라 마침내 어두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과거에 한(恨)많은 민족이 되었고 이 한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방법은 선택이다. 한(恨)을 환(煥)으로 바꾸는 것이다. 한은 슬프고 애달픈 과거의 일이다. 지나간 것이다. 지나간 사실에 발목을 잡힐 필요가 없다.

환은 밝음이다. 밝으면 드러나고 선명해지며 거짓이 사라진다. 우리 조상님들은 이 밝음을 이용하여 지명을 지었다. 태양 즉 볕양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그렇게 많은 이유이다. 밀양, 단양, 양양, 담양, 청양, 함양, 곤양 등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심성이 태양과 같이 밝게 살아라는 간절함이 베여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밝음을 선택하여야 한다. 평화통일을 위한 선택은 분명히 밝은 쪽으로 향해야 한다. 누구하나가 일방적으로 무너지고 사라지는 그래서 아픔이 남는 통일은 절대로 선택을 하여서는 안 된다. 방법도 수단도 모두 밝게 진행되어야 한다. 남과 북이 꼼수나 잔수를 절대로 쓰면 안된다.

나는 이런 방식을 홍익통일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방식은 반드시 남과 북의 힘으로만 이루어야 한다. 3.8선이 그어질 땐 그 금을 우리가 긋지 않았으나 이을 때 반드시 남과 북의 힘으로 이어야 한다. 그래야 주변에서 간섭을 하지 못한다. 진정한 독립국의 위상을 갇는 것이다.

지금은 민족웅비의 시기임을 잊지 말자.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호기임을 직시하자.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구상에서 남과 북이 어떤 모습으로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가를 보기 위해서이다. 평화통일을 위한 게임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곳으로 진행되고 있다. 변수는 많으나 장애물을 우리가 충분히 뛰어넘을 정도로 낮다. 갑이라는 생각을 지우고 상호예의를 갖추고 존중하는 마음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래서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판문점에서의 만남에 이어 오는 6·13북한과 미국의 대화도 진행될 것이다. 물론 호사다마라 중간에 태클을 거는 몇몇 잡음은 들릴 것이다. 3인의 억류자를 먼저 풀어주고 풍계리 핵 실험장도 5개국 기자단을 불러 보는 앞에서 폐쇄를 하겠다는 등 김 위원장이 상당히 성실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다.

다만 절대로 남북이 조바심을 내지 말라. 문 정권하에서는 평화통일을 위한 기초작업을 성실히 하면 될 것이다. 통일부에서는 속도조절역할을 하는 과를 신설하여야 한다. 소프라노와 테너가 신나게 목청을 돋구어도 차분한 기준을 잡아주는 베이스와 엘토는 깨어있어야 합창이 되듯 중심을 잃지 않는 부서를 반드시 마련하여야 한다. 나는 이른바 통일부 통찰과라 부르고 싶고 그곳에는 얼음장 같은 사람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북한은 부끄러움이 많은 곳이다. 경제적인 면, 사회적인 면, 정치적인 면에서 보여주기 싫은 것이 참 많은 곳이다. 누구던 치부를 보여주기는 싫다. 약점을 안아주고 치부는 가려주면서 소통을 해야하는 절제된 세련됨이 남한에게 필요하다. 여기에 촉매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문화교류이다. 신나면 흙탕물에서 놀아도 즐겁고 비를 맞아가면서도 웃음꽃이 핀다. 신나고 흥겨운 자리는 되도록 우리가 많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부터 환한 마음을 회복하여야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실행에 옮기면 남과 북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며 이는 우리 스스로가 놀라울 정도로 변화가 올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