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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꿈, 그 불가사의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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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2  18: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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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꿈, 그 불가사의

세상 살다보면 잘 알 수 없는 일이 흔치 않게 있다. 동창생을 만난 꿈을 꾼 다음날 옛 연인을 만난 일도 좀 그렇다. 또 등산을 하다가 멧돼지를 만나 혼줄이 났다면 예사롭지는 않지만 만난 것 자체는 불가사의한 일은 아니다. 산에 갔으니 멧돼지를 만났으니까. 그런데 마치 공격을 할 것처럼 하던 그 멧돼지가 나와 딱 마주치는 순간 주춤하면서 오히려 돌아서서 도망을 가벼렸다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있고 그때,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말을 전해들은 사람들까지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불가사의는 우리 일상 도처에 깔려있다.

특히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불가사의한 경우에 봉착하는 수가 많다. 일러 인연이다 또는 아니다라고 해서 의미를 부여한다. 며칠 전에는 진짜 뜬금없이 초등학교 남자 동창생 한 녀석을 만났다. 물론 꿈에서. 그런데 이 녀석과는 인연이 동창생이라는 것말고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의아했다. 게다가 녀석은 꿈속에서 내게로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고 뭔가 불만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서는 엉거주춤하던 것이다. 그러니 나도 불쾌한 것도 아니고 유쾌한 것도 아니고 어째 껄쩍지근했지만 분명 현실에서 꿈을 이어주는 일이 기대되긴 했다.

아니나다를까, 사단은 딸에게서 났다. 딸이 썸을 타던 남친과 헤어졌다는 게 아닌가. 썸타던 친구이니 헤어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긴 했는데 헤어지고 보니 딸은 이미 그 친구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참 운명하고는. 딸은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자기의 마음을 그렇게 몰라서야, 에고! 그러나 버스는 이미 지나가버린 후이니 가슴만 아플 뿐이었다. 뒤늦게 딸과 공방이 벌어졌고 결론을 내렸다. 일주일을 기다려보고 저쪽에서 먼저 연락이 안 오면 자신의 경솔함을 혁신해내는 댓가로 보고 이별을 감수하자고 결론냈다. 피 말리는 기다림이 이어졌다.

일주일씩이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기다리다 못한 딸이 슬그머니 전화를 했고 사귀자는 말은 그 친구가 먼저 한 모양이다. 해서 이별한 지 사흘만에 이제 본격적으로 사겨보는 걸로 인연이 드디어 닿았다. 만약에 그 두 사람이 인연이 깊어서 결혼을 한다면 그는 나의 사위가 된다. 가족이 된다. 가족, 이제 태몽까지도 꿔주는 그 지난한 여정을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태몽을 꾸고 손자를 보거나 손녀를 보겠지. 내가 딸을 가졌을 때 태몽은 시누이가 꿔주었다. 아주 예쁜 뱀이 시누이의 품에 안겼다는 것이고 나는 임신을 했고 진짜 진짜 예쁜 뱀띠 딸을 낳았다.

꿈에 대한 여러 설이 있지만 꿈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라고 하는 설에 동의한다. 자기라는 이 작은 몸은 소우주다. 소우주이지만 우주다. 거기에는 삼라만상, 생노병사에 필요한 세상살이에 있어야 하는 모든 게 다 갖춰져 있다. 심지어는 없었으면 하는 것까지 갖춰져 있다. 질투나 증오나 미움 같은 사악함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정말 알뜰하게도 다 내재해 있다. 이토록 복잡한 ‘나’ 자신과의 대화라면 끝없이 이어질 만하다. 잠을 잘 때만 꿈을 꾸는 것도 아니다. 낮에 깨어있을 때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한다. 어디 꿈만 불가사의하겠는가. 매순간 순간이 불가사의다.

잠을 자지 않는데 꾸는 꿈을 생각이라 말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기가 막힌다. 이것을 자칫 잘못하면 정신병동에 끌려가야 한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내면의 상상 때문에 자꾸 희죽희죽 웃고 혼자 중얼거린다면 함께 일하고 싶을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반면에 아무 생각이 없이 딱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대개의 직장에서는 능동적이고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생각이 많아 유머러스한 사람을 선호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잠을 잘 자야겠고 꿈도 풍성해야겠다. 깨어있을 때의 꿈이라면 보다 풍요로운 것으로 정작 현실을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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