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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믿는다는 것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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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9  19: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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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믿는다는 것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참 조심스러운 일이다. 우리 사회가 복잡해졌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도 복잡해졌기 때문일까? 마음이야 예나 지금이나 그게 그거일 텐데도 말이다. 어떤 사람을 믿는다고 서로 다짐을 하고나면 오래지 않아 뒤통수를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어쩌랴, 또 사람을 믿게 된다. 내가 바로 사람인데 사람을 안 믿고 누구를 믿겠는가.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사는데 몇 년을 지나도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다. 그들은 먹이만 찾는다. 그러니 '믿는 것도 능력이다'라 했으니 지혜를 발휘해서 때론 거리를 두기도 하면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된다.

종교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편에서는 진리를 믿되 사람은 믿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선 눈에 보이는 사람을 믿는다. 진리를 믿고 그것으로 사는 것보다 훨씬 쉽다. 또한 진리도 사람을 통해서 체험하고 확신해가는 거지 혼자서 아무래도 올바른 인생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럴듯한 철학이 있어도 그것이 삶에 녹여나고 실현되어 유익하다는 게 입증이 되고 사람이 지속적으로 진전시켜나갈 때 의미가 있다. 유익한 진리와 철학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보면 삶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라고 했다.

문학하는 사람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소박하고 현명하게 생활한다면 이 세상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다”라고 말했거든. 난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아, 하고 머리를 치며 먹먹했었다.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즐거움이라고? 정말?? 이거 말 되는 거야? 근데 맞잖아!!! 물론 안다. 이 세상 살면서 현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소박하기는 더 어렵다. 살다보면 소박함이 무언지조차 잊게 된다. 살다보면, 현명이고 나발이고 당장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도 버거워 헉헉거린다. 당장 카드를 긁어 생활하고 그것을 메꾸기 숨이 찬다.

그런데 그 버겁고 짜증나는 삶이 즐거움이 된다면 열일을 제치고 현명하기를 먼저 배워야 한다. 소박하기를 가장 우선적으로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진리로 믿고 살아야 한다. 앞말을 달리 말하면 평생을 소박하기를 나날이 새롭게 배우고 그것으로 살고, 동시에 현명하기를 또한 매순간 배우고 그것으로 살아야 한다. 살아가는 것 그것은 영원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리할 때 생계를 유지하는 일 역시 현재진행형이 즐거운 것도 그래서 영원히 현재진행형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즐거움으로 산다는 건 소박함과 현명함을 배우는 과정이 아닐까? 얼추 맞지 싶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믿고 더불어 생활하기도 긴장된다. 나 자신을 믿고 확신하기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사회적 지도자를 믿는다는 건 어렵기까지 하다. 정치적 지도자를 믿는 건 그야말로 능력인 것 같다. 정치적 연설이나 토론을 가만히 들어보고 믿을 만해서 지지하고 보면 머지않아 실망시키는 사람이 비일비재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없다. 물론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만 손해다. 아무 이익이 없다. 정치적 지도자를 선택하는 일은 바로 우리 생활과 직결된다. 그래서 내가 지지할 사람에 대해서는 탐구가 절실하다.

내가 지지할 지도자에 대한 탐구도 생활이다. 소박하고 현명하게 탐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진지하고 성실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또한 누구든지 그 자신이 어려울 때 어떻게 참고 이겨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그 자신이 참말로 진보했는지를 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함께 즐거울 수 있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 돈을 모으기 위해서 태어난 건 더더욱 아니다. 즐겁게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이 세상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즐겁기 위해서 돈이 더 필요한 게 절대 아니다. 제대로 탐구하면 진짜 즐거운 건 돈도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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