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시계는 몇 시입니까
당신의 인생시계는 몇 시입니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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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연/창원 석동초등학교 사서
경남학교도서관연구회 회원
새로움으로 가득 찬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봄마다 보는 꽃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듯 해마다 돌아오는 3월이지만 항상 새로운 긴장감과 설레임이 있다.

작년 이맘때쯤의 일이다. 학교도서관에 출근한지 며칠 되지 않은 어느 날 분류번호 300의 사회과학서가 주변을 한참동안 서성이던 학생 한 명이 “선생님~! 여기 있는 책 보려면 300원 내야 돼요?”하고 물어왔다. 그 학생은 그동안 도서관에 대해 잘 몰랐고 책과 그리 친하지도 않은 학생임에 틀림이 없었다. 나는 분류에 관한 설명과 함께 내가 읽은 좋은 책을 소개해 주었고 그때부터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읽은 책을 소개하는 즐거움 때문에 틈나는 대로 직접 읽고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있다.

오늘은 그림책이나 짧은 동화가 아닌 최근에 읽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에세이형식의 자기개발서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대학원을 거쳐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7년부터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곧 스물이 될 아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힘들어 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기위해 쓴 이 책은 총 42편의 메시지가 하나로 묶여 있으며 단순한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인간의 심리를 치유하는 자기위안의 책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희망과 청춘을 상징하는 파란색 표지위에 흑백의 얼어붙은 눈길을 힘겹게 걸어가는 한 청춘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가 다 포함된 역설적인 제목이 인상적인 책이다.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마음에 와 닿는 명언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희망과 위로를 얻었던 부분은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인생시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24시간에 비유한다면, 그대는 지금 몇 시쯤을 살고 있는 것 같은가. 태양이 한참 뜨거운 정오? 혹시 대학을 방금 졸업했다면, 점심 먹고 한창 일을 시작할 오후 1~2시쯤 됐을는지? 막연하게 상상만 할 것이 아니라 한번 계산기를 들고 셈해보자.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쯤 된다 치면, 80세 중 24세는 24시간 중 몇 시?

아침 7시 12분. 대학을 졸업하는 스물넷이 고작 아침 7시 12분이다. (p.18)

인생시계의 계산법은 쉽다. 24시간은 1440분에 해당하는데, 이것을 80년으로 나누면 18분이다. 1년에18분씩, 10년에 3시간씩 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20세는 오전6시, 29세는 오전8시 42분이다. 이 시계는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면인 80세를 기준으로 했으니, 앞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그대의 인생시각은 더 여유로워질 확률이 높다. (p.20)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인생의 나이 계산법에 의하면 내 인생시계는 오후 1시 12분을 가리키고 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근무가 막 시작된 시간이며 생각보다 늦지 않은 참 좋은 시간이다. 내 인생의 퇴근시간이 될 때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절로 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읽는 내내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될 뿐 아니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무척 많은 밑줄을 긋게 만든다. 어떻게 살고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힌트도 많이 얻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 남았던 한 부분 소개하겠다.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 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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