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백일장에 대한 소고
아침을 열며-백일장에 대한 소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5.31 18: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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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백일장에 대한 소고


얼마 전 우리학교 체육관에서는 진주시조시인협회가 주관하는 진주시조 백일장이 열렸다. 17회째라고 하니 꽤 역사가 된 대회가 되었다. 진주시조시인협회 행사에 잘 나가지 않았던 몇 년 때문에 왠지 서먹서먹하였지만, 우리학교에서 하는 행사라 참석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관여를 해 왔기 때문에 모든 것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지만 요 근래 몇 년 참석을 하지 않아서 인지 조금은 낯선 풍경이 되는 듯 했다. 오전 10시부터 인데 9시 30분쯤 학교에 도착을 하니 학생은 2명밖에 오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다 되자, 참여를 한 학생과 어른들이 더러 보였는데 예상보다는 아주 적은 숫자라서 실망을 많이 하였다. 옛날에는 많은 학생과 일반인이 참가를 하여서 학년별 교실에 나뉘어 들어가서 글을 썼다. 그리고 우리 회원들도 조금은 젊은 측이 있어 보였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기까지 하였다. 진주에서만 여러 번의 백일장 행사가 열리고, 다른 지역에도 많은 백일장 행사가 진행된다. 그렇지만 참가를 하는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유에는 학생생활기록부에 대외상의 기록이 되지 않고 있으며, 학교교육과정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 토요일이나 일요일 등에 실시를 함으로 해서 학부형과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도를 하는 선생님도 줄어들고, 다른 교육과정 지도 때문에 글짓기 지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전에는 평일에 백일장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학생을 선생님이 인솔하여 백일장에 참여를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여러 가지 혜택도 있었고, 그렇다보니 선생님도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아이들도 상을 타고 생활기록부에 올리니 관심도 많고 참여하는 학생도 많았다. 부모님의 관심 또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관심이 많은 부모님 중에서 여유가 있는 부모님은 아이들이 글짓기를 하는 백일장 장소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또한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많이 권장하여 참여하게 하였었는데…
갈수록 지상백일장에 참여하는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 문학인 시조는 더욱 홀대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학교에서 열리는 백일장이라 시간이 있으면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서 4월과 5월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급별로 각각 1시간씩 시조에 관한 수업을 하였다. 조금은 아이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는데 지도 하시는 선생님은 7명이 참여한다고 하였다. 조금은 섭섭하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나는 간혹 노벨문학상을 우리나라에서 받는다면 다른 장르보다 시조에서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나라만의 문학에서는 그 나라 국민들의 삶에 대한 독특한 향내가 묻어나고 그 것이 보편화된 문학보다는 더 가치 있는 것 일거라는 확신 때문이다. 우리 시조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이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되지 않을까? 즉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자라날 테니까. 요즈음에는 지상 백일장보다는 온라인으로 백일장을 하는 곳이 생기고 있지만 그 것은 신뢰성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을 가진다. 어떻게 하면 백일장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대회가 될 수 있을는지 심사숙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할 과제가 되었다.

오늘 교무실엔 시조백일장에 참여하였던 7명의 아이들의 상장이 도착하였다. 이 아이들에게 앞으로 이 상장이 마중물이 되어 시조와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다른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도 더 관심을 가지고 문학을 사랑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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