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르신들에게 푸근한 ‘딸 같은 이장’
고성군 하이면 이장단에는 반전 비밀이 숨겨져 있다.
언뜻 이장단 이름만 보면 남성 이장들로 구성돼있는 것 같지만 그 속에 특별한 반전이 숨겨져 있다.
반전의 주인공은 하이면 월흥리 정곡마을 황재민(53)이장이다.
지난해 1월에 임명된 황 이장은 정곡마을 최초 여성이장이자 하이면 유일 여성이장이다.
상족암군립공원 가는 길목에 있는 정곡마을은 40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이다.
황 이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솔직담백한 성격으로 두 마을이 화합할 수 있도록 수시로 토론의 장을 열어 갈등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또 젊은 세대가 부족한 고령화 농촌마을에 황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푸근한 ‘딸 같은 이장’이다.
벼농사를 짓고 있는 황 이장은 한창 모내기철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말벗이 되어 주고 때로는 질책도 하면서 딸처럼 외로움을 달래주곤 한다.
한 어르신의 자녀는 “이장님 덕분에 부모님이 달라졌다”며 “이장님이 다녀간 날이면 부모님의 활기가 넘친다”면서 감사함을 전했다.
황 이장은 “처음 이장직 제의를 받았을 때 내가 과연 여성이장으로 마을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장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히려 여자이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마을 주민들을 돌보며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백삼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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