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수확철 농촌 일손부족 심각
봄 수확철 농촌 일손부족 심각
  • 강정태기자
  • 승인 2018.06.10 18:29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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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사천의 한 농가에 양파수확이 한창이다.
선거까지 겹쳐 웃돈 주고도 못구해 발동동
농민들 “농번기에 선거 피할수 없나” 비난

6·13지방선거에 인력이 대거 동원되면서 농번기를 맞은 농촌에 일손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요즘 농촌에서는 양파, 마늘 등 밭작물과 모내기를 위해 밀, 보리 수확이 한창이지만, 고령화에 농촌 일손이 가뜩이나 부족한데다 선거철 선거운동원으로 나서는 사람이 많아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후보는 읍·면·동수 이내에서, 시장·군수 후보는 이의 3배수, 도의원 후보는 10명, 시·군의원 후보는 8명의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다. 도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역 도지사와 도교육감 후보, 시장·군수 후보, 시·도의원 등 선거출마자는 813명이다. 선거사무원에 투입된 이들만 7000여명 가까이 된다.

선거운동으로 받는 공식선거 하루 일당은 7만원이지만 보통 대부분 후보 진영마다 선거운동원들의 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웃돈을 얹어준다고 한다. 이에 땡볕아래서 힘든 농사일을 하는 것보다는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짧은 선거 운동을 선호하고 있어 농촌지역 인력난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사천에서 한 시의원후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모(48·여)씨는 “보통 이맘 때 밭에 농사일을 했는데 같이 일을 다니던 사람들이 이일을 하게 돼 같이 하게 됐다”며 “선거운동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힘든 농사보다는 편하고 돈벌이도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사일을 도우던 사람들이 선거운동을 더 선호하고 있어 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요즘엔 평소에 주던 인건비보다 웃돈을 제시하지만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아 갖은 고충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함양의 한 대규모 양파농가는 “논에 양파를 심어놓아 빨리 수확해야 모내기를 할 수 있는데 농번기에다가 선거까지 겹쳐 일손을 구하기가 더 힘들다”며 “고령화에 양파를 들 수 있는 젊은 인력들이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어 돈을 더 준다 해도 일손이 부족해 타 지역 지인에게 문의해 새벽에 사천까지 인력을 차로 데리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늘산지인 남해군의 한 농가에서도 “보리나 밀은 콤바인이나 기계로 수확해 할 수 있지만 마늘은 직접 손으로 수확해야하는데 온통 마늘 농사짓는 남해에서 요즘 일손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이다”며 “좁은 남해에서 선거운동원 도와달라고 해서 부탁을 거절 못해 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이런 바쁜 농번기 때에 선거를 하는지 농민으로써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도내 각 지자체, 농협 등에서는 마늘, 양파 등의 수확시기에 농촌 일손이 부족해지자 농촌일손 돕기 중점추진기간을 정하는 등 범시민적인 농촌일손돕기를 추진하고 있다.

진주시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선거가 끝나는 다음날인 15일까지 시청 산하 공무원 500여명이 부서별로 하루씩 날을 정해 농촌 일손 돕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진주시청 관계자는 “6일까지 47ha에 842명의 시청직원들과 공공기관 공무원들이 농촌 일손 돕기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며 “농번기 농민들이 인력부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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