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칼럼-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12 18:5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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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오늘은 지방선거 투표 날이다.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도록하자. 그동안 출마자 모두 최선을 다했음으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낙선을 하더라도 민의에 따라 새로운 세상을 향해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해야 하고 절망의 뒤편에도 행복은 있음을 알아야한다.

지방자치제실시 후 선거를 자주하게 되는데, 정치의 목적은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까?’이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후퇴는 없고, 전진만이 거듭되어야한다.

출마자의 마음이 넓고 포용력이 크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당선이라는 크나큰 선물이 돌아올 것이다. 선거 때마다 흑색선전(黑色宣傳)과 중상모략(重傷謀略)이 난무한 것은 정상적 방법으로는 이길 수 없는 자들의 질투심과 시기심이 발동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시기 · 질투 · 중상모략을 일삼는 사람은 국가적, 사회적, 해충(害蟲)에 불과하다.

이런 성품의 소유자에게는 단한표도 주지 말아야한다. 개표결과 당락이 결정되면, 당선자는 낙선자의 손을 잡고 위로해주고, 낙선자는 당선자의 장점과 강점을 칭찬해주며, 상대의 성공을 같이 기뻐하고 축하해주어야 한다. 그런 후 함께 손잡고 국민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일에 앞장서자. 의식이 어제에 머물러 있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고 어떤 사람도 닥친 역경은 피할 수가 없다. 결과를 놓고 누굴 탓하고 징징거려봤자 상황은 호전되지 않는다.

쓰라린 패배를 통하여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영혼이 고양 될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지고 소중한 자산이 없다. ‘실패한 자가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한 자가 패배하는 것’아니겠는가. 현 상황에서 무한긍정을 택해야만 정신건강에도 좋다. 정치인의 도리는 포용과 평화, 존중, 평등이며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된 결과에 승복하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어제까지의 경쟁과 증오와 불화는 오늘로써 화합과 우애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슬픔과 분노, 갈등을 한꺼번에 썰물처럼 모두 흘려보내버리자. 선거기간동안 당선에만 집착하여 서로 자기입장만 중요시하다 보니 타협과 이해보다는 격한 대립만 있었을 것이다. 패자는 승자를 질투하지 마라. 질투는 가장 사악(邪惡)하고 비열(卑劣)하며 저속(低俗)한 감정이다.

질투심은 자신감 결여와 불신에서 생기며 질투에는 휴식이 없어서 항상 교활하게 어둠 속을 헤집고 다니며 선량(善良)한 상대를 해롭게 할 뿐이다. 마음을 텅 비우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자. 마음을 덮고 있는 어리석음과 알량한 자아(自我)를 접고, 심호흡을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 가늘고 미세하게 천천히 토해내며 폭발 직전의 위험한 순간들을 넘겨가면서 몸과 마음을 잘 지켜나가자. ‘미모횡안상(眉毛橫眼上)’이라, “아무리 좋은 눈이라도 눈 위의 눈썹은 보지 못한다”는 말처럼 나의 흠결은 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 실패했으면 다음번엔 성공하면 된다. 마음을 평화롭게 갖고 사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염원이자 목표이며, 큰 기쁨이고, 흐뭇한 축복이자 바람직한 삶의 가치이다.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는 의지를 다져보라. 이번 선거에서도 양극화를 조장하며 사리사욕을 꾀하는, ‘불순세력’도 있었다. 그들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지 말고 모두 승자가 되는 길을 열어가면서 보다 큰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 나가야한다.

당선자들도 4년 임기라는 끝이 있다. 더욱 겸손 하라. 구관이 명관이어서는 안 된다.

온전한 정신이면 겸손하고, 미친 정신이면, 우쭐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모두가 고결한 마음, 자애의 마음, 연민의 마음, 축하하는 마음,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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