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선거 결과 차분하게 받아들여야
사설-지방선거 결과 차분하게 받아들여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14 19:3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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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는 말 그대로 충격적이다.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충격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당초부터 누구나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흔히 하는 표현의 ‘압승’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우리 선거사상 이러한 전례가 있었는지 모두들 의아해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지방 정치지형 지각변동 시작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4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경남과 부산, 울산마저 빼앗기고 대구와 경북 고작 2곳만 지켰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부·울·경을 모두 석권한 것은 처음이다. 교육감선거도 17곳 중 14곳에서 진보성향의 후보가 당선됐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12곳 중 김해을에서 김정호 후보가 부산 해운대을에서 윤준호 후보가 당선되는 등 무려 11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겼다. 경북 김천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가까스로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을 뿐이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처럼 대부분 압승했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결과 역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전국 226곳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무려 151곳에서 승리했다. 53곳에서 이긴 자유한국당의 3배다. 이어 민주평화당이 5곳, 무소속 17곳 등에 그쳐 선거를 압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25개 구청장 중 24개를 싹쓸이했고, 부산에서도 16곳 중 13곳에서 승리했다. 향후 다시 이러한 선거결과를 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도내 보수-진보 권력교체 뚜렷

우리 경남도 예외는 아니었다. 선거전이 시작될 때 경남이 전통적인 보수강세지역임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 예상되긴 했지만. 그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도지사는 개표 초반 이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일부의 전망이 있긴 했지만 당초 예상대로 김경수 후보가 당선됐다. 김 후보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기는 했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전체 18개 시·군 가운데 창원과 양산 등 중·동부지역을 중심으로 7곳에서 승리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바람은 태풍급이었다. 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52곳 중 31곳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다수당이 됐다. 시군의회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도내에서 보수강세를 보인 진주시의 경우 8개 전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심지어 7곳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도내 정치지형에 일대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보수일색이던 경남지방정치가 보수와 진보, 여와 야의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발전과 지역발전의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비록 지방정치라 할지라도 특정정파가 좌지우지하는 형태는 그 역할과 발전에 한계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민의 정확하게 읽고 실천해야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어느 일방은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이다. 발전적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냉정하고 차분해져야 한다.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정확히 알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동시에 전례없는 승리를 거머쥔 쪽에서는 더 차분해져야 한다. 승리를 즐겨야 하겠지만 너무 도취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표를 몰아준 민의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표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당선자 모두 출마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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