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평상심으로 돌아가자
칼럼-평상심으로 돌아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26 18:1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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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평상심으로 돌아가자


평상심이란 조작이나 시비가 없고 취사선택도 없으며 어떤 것에도 끌려 다니지 않는 고요한 마음이다. 없는 것을 얻고자 애쓰거나 있는 것을 없애려고 애쓰지도 않고 오는 것을 막지 않고 가는 것도 붙잡지 않으며 매순간마다 현실의 삶에 충실한 것이 평상심이다.

그동안 평상심을 상실한 정치인들은 ‘국민’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뒷전으로 하고 개인과 소속정당의 이익만을 위하여 사회갈등을 심화시켜왔다. 위정자들이 권력만 차지하기 위해 당파싸움에 빠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박정희정권 때는 영호남을 지역감정으로 갈라놓았고, 박근혜정권 때는 우파와 좌파로 국론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그들과 거리가 먼 소외된 민초들은 ‘허수아비춤’판에 놀아나며 고달픈 삶이 주는 슬픈 훈장을 가슴에 달고 비통하고 슬프고 참혹한 심정으로 견뎌왔다. 대통령박근혜의 파면도 헌법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판결이었다. 법치주의의 양식 있는 국민이면, 자신의 뜻에 반하더라도 법적판결에 따르는 것이 성숙된 민주시민의 자세이다. 우리는 그동안 좋은 머리를 바르게 쓰지 못해왔었다. 이완용(1858-1926)은 사망 후 100년이 다되어 가지만 우리는 그를 매국노(賣國奴)로 기억하고 있다. 비상한 머리를 바르게 쓰지 않아서 ‘매국노’가 되어버렸다.

동방예의지국의 착한 마음은 다 어디로 가고 이처럼 혼탁한 마음으로 채워져 버렸을까.

앞으로는 남의 잘못을 들춰낼 때도 다음의 다섯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첫째, 들추려는 잘못이 사실인지를 반드시 확인하라. 둘째, 시기가 적절한지를 살펴보라.

셋째, 이치가 상대방이나 제3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가 살펴보라. 넷째, 부드럽고 조용하며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 다섯째,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하며 성내지 않아야 한다.”

‘잡아함’의 ‘거죄경(擧罪經)’가르침이다. 남의 잘못을 논할 때는 그것이 사실이어야 하고, 시기가 적절하여야 하며,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 번잡하지 않고, 화를 내지 않아야만 서로에게 상처가 남지 않는 인연관계로 이어갈 수 있다. 마음을 곱게 써서 상대에게 시의 적절치 못한 음해성 발언도 삼가 하자. 차분하고 조용하게 생각하며 상대를 받듦으로써 평화와 번영이 찾아온다. 의원이 환자의 맥을 잘 짚으려면 의원자신의 호흡부터 안정되어야 하듯이 자신의 언행을 고요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며 반성할 때 미래가 밝아진다.

정치인들은 민초들이 숨 쉴 수 있도록 오탁악세를 정화시키는 이 시대의 산소 역할을 잘해주면서 지난날을 깊이 반성하고 파괴적일 만큼 진취적인 새로운 자세로 분열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노력 없는 재능은 열매 맺지 못하는 꽃과 같다”

어느 공장에서 기계가 고장이 났다. 수리를 의뢰받은 수리공은 한참동안 고장 난 기계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어느 한곳을 망치로 세게 내리쳤다. 기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었다. 며칠 후 수리비로 200달러의 청구서가 날아들어 왔다.

“고작 망치질 한번에 200달러라니!” 화가 난 직원은 수리공에게 구체적 명세서를 요구했다.

명세서에는 ‘망치로 치는 일 5달러, 망치로 칠 곳을 찾는 일 195달러’로 기록되어 있었다. 유명한 수리공의 이야기지만, 어떤 문제라도 ‘진단과 처방’이 정확해야한다.

진단은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며, 처방은 문제의 해결방법을 도모하는 일이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양심적이며 유머러스하고 창의적, 이타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정치인들도 평상심으로 돌아가서 개인의 권력유지나 소속정당의 이익보다는 국가와 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좋은 머리를 올바로 써나갈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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