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비논리의 논리
칼럼-비논리의 논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02 19:1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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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비논리의 논리


이 세상에는 상반되는 뜻을 가진 경구가 많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지만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도 있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일 뿐이다’-레온 페스팅거의 말이다. 그래서 인간은 합리화에 열중하는가 보다. 필자가 몸담았던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던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어마어마한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지지부진했고 비용도 그만큼 크게 늘었다. 2010년 4월 27일 드디어 준공되었다. 그때 〈중앙일보〉에서는 22일자 C면에서 ‘서울시 면적 3분의2와 맞먹는 간척지’, ‘글로벌 명품 복합 도시의 꿈, 10만 명의 희망 깃발 춤춘다’같은 제목을 붙였다. 반대했던 사람들은 말이 없다. 그래도 되는 것인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었는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농성하던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공원에 음식물 쓰레기를 불법 매립하고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린다. ‘금수강산의 파수꾼’을 자처하며 환경과 생태를 입에 달고 살던 사람들이 주민들의 쉼터에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을 보자 그때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내고 공포를 확산시킨 주역들은 지금 왜 침묵하고 있는가? 나이 어린 중학생들까지 촛불을 밝히고 밤을 지새우게 한 그 세력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가? 당시 얼마나 많은 정육점과 식당들이 고초를 겪었는지 알고나 있는가? 개중에는 자살한 사람도 있다. 미필적 고의의 살인이 아닌가? 환경운동가들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그들이 선동적이지 않고 차분하며 이성적으로 사고한다면 그들의 경고는 인류를 염세론자가 아닌 신중한 현실주의자로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2003년 시작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원효터널공사를 둘러싼 정부와 환경단체 간의 소송은 천성산 내원사의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가 터널 공사를 하면 산 정상 인근의 늪이 말라 생태계가 파괴된다며 ‘공사 착공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소송 때문에 터널 공사는 6개월간 중단되었다. 2006년 대법원이 소송 기각 및 각하 결정을 내린 뒤에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10년 11월 1일 터널이 개통되었다. 〈중앙선데이〉가 7∼8일 생태전문가와 함께 개통을 앞둔 천성산 원효터널 위에 있는 밀밭늪과 화엄늪의 생태계를 둘러보았다. 늪 관리자에게 물었더니? “봄에는 웅덩이마다 도룡뇽과 알이 천지였다”라고 했다.

스위스 남부에 알프스 산맥을 꿰뚫는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이 뚫렸다. AFP 통신은 1996년 착공돼 공사를 계속해 온 ‘코트라흐트 터널’이 2010년 10월 15일 관통됐다고 보도했다. 이 터널은 총 길이가 57km로 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세이칸〔靑函〕해저터널 53.8km를 3.2km 차이로 따돌리고 세계 최장 터널이 됐다. 2017년부터 시속 250km의 고속 열차가 이 터널을 이용해 스위스 취리히와 이탈리아 밀라노를 오가고 있다. 시민‧사회‧환경 운동가들에 대해서 간혹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전문 지식이 부족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에 독선을 싣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또 그들은 때로는 그들 스스로 권력이 되기도 한다.

프로테스탄트주의의 우두머리인 독일의 마르틴 루터는 어느 수녀의 사타구니를 벌리고 매일 밤 그 짓을 하여 수녀한테 아이를 다섯 명이나 낳게 했다. 이게 신앙인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풍수의 폐해를 극구 주장하던 학자가 막상 자신이 친상(親喪)을 당하자 풍수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공적인 주장을 밝혔다면 사적인 일에도 그런 태도를 견지해야 옳지 않은가. 그 사람 왈 “공은 공이고 사는 사 아닙니까?”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도 학자의 대열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한심하고 한심할 따름이 아닌가?

‘차라리 나를 국회로 보내 주시오. 거기에 가서 앉아 있을랍니다. 경로당에 가서 앉아 있기엔 아직 나이가 이르고 막노동을 하기엔 나이를 너무 먹었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앉아 있을 곳은 국회밖엔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출마를 한 것입니다’이 말은 열성적이고 순수했던 독립투사 장건상(張建相:1882~1974) 선생의 선거 연설문 중 일부이다. 선생은 1950년 5월 제2대 국회의원에 선거에서 옥중 당선되기도 했다. 순수함의 대명사로 지정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지구는 인구 과잉으로 몸살을 앓는데 선진국은 출산을 권장하는 현상은 비논리의 논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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