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의 올바른 경조사 문화
고위공무원의 올바른 경조사 문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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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 결혼 청첩장을 돌린 진주시 모 국장이 입방아에 올랐다. 비록 정년퇴임을 불과 4개월을 앞두고 결혼식을 올리기는 하지만 모두가 축하해야 할 경사에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하니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좀 더 깊이 들여다보니 직원들의 빈축이 이해가 간다. 이 국장은 1년 반 전인 지난 2010년 10월 장녀를 결혼시킨데 이어 국장으로 승진한 후 지난해 11월 장남도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6개월 만에 이번엔 막내딸의 결혼 청첩장을 돌린 것이다. 자녀들이 결혼 적령기에 있어 연달아 결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퇴임을 앞두고 잇달아 결혼 청첩장을 돌리는데 대해서 직원들은 물론 언론, 나아가 관계된 민간인들마저 곱지않은 시선이라는 것이다. 청첩장을 받아 든 직원들은 퇴임하기 전 자녀들을 좋은 조건에서 결혼시키고 축의금을 챙기려고 한다며 노골적인 반응을 숨기지 않는다.

자녀 결혼은 개인 가정사로, 이에 대해 이렇니저렇니 할 수야 없다. 하지만 1년반 사이 두 자녀의 결혼식과 장인의 상을 치렀으면 이번 결혼의 경우 직원들에게 굳이 알려 부담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런 사람이 고위직에 있으니 우리 시가 청렴도 평가에서 어찌 최하위를 기록하는 않겠느냐는 한 직원의 지적이 참으로 아프다. 직원들로부터 비아냥의 대상이 되는 간부의 처신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년 전쯤 권민호 거제시장의 모범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권 시장은 장녀의 결혼식인데 주위에 알리지 않았다. 결혼식 2시간 전에 페이스북에 자녀의 결혼식 사실과 알리지 않은 이유를 올렸다. 많은 축복을 받아야 할 자녀에게는 미안하지만 공직자의 직분에 충실하고 싶어서 라고. 경조사를 둘러싼 공직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분명 진부한 말이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는 것은 이를 망각하는 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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