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나간 것은 법이 되고, 새로운 것은 존중 받는다
칼럼-지나간 것은 법이 되고, 새로운 것은 존중 받는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09 18:0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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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한민족 역사학문화공원 공원장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한민족 역사학문화공원 공원장-지나간 것은 법이 되고, 새로운 것은 존중 받는다


7월. 한해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개인은 물론 사회 각 단위와 대한민국의 명운이 시시각각으로 숨 가쁘게 지나가고 있다. 정신이 없을 때일수록 법을 잘 지킬 것을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 마땅하다. 7월 17일은 우리 대한민국의 제헌절이니 법 중의 가장 큰 법인 헌법을 만들어 공표한 날이다. 헌법은 건국의 목표로 곧 건국의 대들보인 건극(建極)이다. 한 나라가 지속해야 할 가치로써 그 나라의 정신이요, 머리요 척추요 처음과 끝이다. 우리는 지금 강대국에 둘러싸여 엄혹한 국제 정치역학 속에서 단 하루, 한 시각일지라도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우외환이니 안으로부터의 무너짐이 외부의 환란을 불러 온다. 이때를 맞아 특히 국민 각자의 법질서 실현에 대한 강렬한 각성으로 임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회전반의 분위기는 성공중심으로 일관되어 있기에 알게 모르게 법질서를 어기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 기반위에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온 권력을 가지고 소수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 종교는 인간 본성을 회복시켜야 하는 본래의 사명을 잊고 성공의 가치를 내세운 장사를 하고 있다. 교육은 학문을 통한 인성개발은 멀리하고 이념과 지식을 주입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모두가 이것이 성공인 줄로 착각하고 맹목적으로 달려 왔다. 이제는 원래의 법도를 되찾아야 한다. 법(法)이란 물이 흘러가는 모습이다. 남보다 먼저, 더 많이 라는 억지와 경쟁과 규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생명의 흐름을 좇아 따라감이다. 꽃은 스스로 아름다움에 취하여 ‘꽃 피어남의 성공’에만 안주하지는 않는다. 열매가 ‘열매 맺음의 성공’으로만 남아 있다면 어찌 과실을 제공하고 씨앗을 퍼트리는 홍익의 법, 곧 완성의 법에 이를 수 있겠는가? 결국 나무라는 전체의 생명으로 흘러갈 수 없는 법이다.

지금으로부터 4351년 전, 단군 왕검께서는 옛 조선을 여시면서 ‘단군팔조교로 법을 펼치셨다. 그 중의 첫 번째 가르치심이 바로 하늘 법에 관한 정의이다.

제 1조 “하늘의 법은 오직 하나요, 그 문이 둘이 아니다. 너희는 오로지 순수한 정성이 하나같아야 하며, 이로써 너희 마음 안에서 하느님을 뵙게 되리라”

또 이처럼 옛 부터 전승 되어 온 선도(仙道)를 닦던 선조님들은 “먼저 온 것은 법이 되고 새로운 것은 존중받는다”라고 가르치셨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은 ‘전통은 살리고 새로운 것을 존중한다’는 슬기롭고 아름다운 생명의 법으로 나라정치의 규범을 삼아 오랫동안 동북아시아의 문화중심국이 될 수 있었다. 그 한 갈래인 고구려인들이 아침, 저녁으로 애국가처럼 불러 기꺼이 법으로 지켰다는 ‘다물흥방가(多勿興邦歌)’를 살펴본다.

“먼저 간 것은 법(法)이 되고, 뒤에 오는 것은 상(上)이 되는 도다.
법은 나지도 죽지도 않고 상은 귀함도 천함도 없도다.
사람은 천지 중에 하나이며 마음과 정신의 근본도 하나다.
고로 빈 것과 찬 것은 같으며 정신과 사물은 둘이 아니다. -중략-
내 자손이 나라를 위하니 태백교훈이 내 자손의 스승이 되는 도다.
때문에 모두를 고르게 가르치는 스승이 되고
그 가르침은 새롭지 않은 것이 없도다”-태백일사 고구려 본기-

이처럼 바른 정치는 마땅히 정신과 물질의 조화를 이루는 법 제정과 집행을 해야 한다. 정치는 양심을 살리는 교육이 되어 완성을 추구하는 국민들의 즐거운 일상이 되어 막힘없이 흘러가야 한다.

나라 전체가 성공에서 완성으로, 경쟁에서 상생으로, 소유에서 관리로, 지배에서 존중으로, 사익에서 공익으로의 새로운 삶의 법이 다시 서야 한다. 그럴 때만이 생명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법도로 완성된 이화세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 완성중심의 법이 대한민국의 문화가 되어 전 세계로 수출 될 때, 우리는 강대국의 포로가 아닌 다시금 세계 정신문화 중심국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완성중심의 나라를 건립했던 선조들의 DNA를 간직하고 이 땅에 태어났다. 나아가 올바른 생명의 법이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흘러넘치도록 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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