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동의 없는 재임대는 사실상 ‘불법’
문제 발생 땐 보증금 떼이고 쫓겨날 수도
여름방학을 맞이해 도내 대학가에서 자신이 임대해 살던 방을 다시 세놓는 단기전대가 성행하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대학가 인근 원룸이 대부분 1년 단위로 계약하고 있어 방을 비우더라고 월세는 계속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방을 비우는 학생이 그 기간 방이 필요한 학생과 조건을 맞춰 방을 내주는 단기전대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집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계약취소 등 각종 분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10일 도내 대학 게시판이나 SNS 등에서는 ‘방학 두 달 간 원룸필요하신 분’, ‘7,8월 동안 원룸 지낼 곳 구해요’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생필품을 놓고 간다”, “드라마 다시보기 가능”, “깨끗한 내부” 등 자신의 원룸을 단기전대 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남과기대에 다니는 김모씨(26·여)는 “학교 인근에 대학병원이 있어 실습하러온 타학교 학생들이 우리학교 학생들이 방학동안 비운 집에 단기전대로 많이 산다”며 “이번방학에도 고향에 가려고 단기전대를 내어줄 계획이었지만 학생들이 단기전대를 많이 하면서 이제는 지낼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까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기전대는 방학 기간을 맞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가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주인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단기전대는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집주인의 동의 없이 계약하거나 증거 없이 진행할 경우 집주인이 방을 비워달라고 요구하면 대항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 보증금을 떼여도 집주인은 갚을 의무가 전혀 없다.
대학가 부동산 관계자는 “임의로 방을 임대해주면 거기서 발생하는 손해와 책임은 처음 임대 계약한 임차인에게 돌아간다”며 “집주인의 동의를 구하고 빈방을 빌려주는 것이 안전한 거래 방법이다”고 말했다. 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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