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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58열전’ 팔룡산 정기로 비상 꿈꾸는 봉암동
최원태기자  |  cwt6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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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6  18: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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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자유무역지역과 봉암공단
창원시가 공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전사적으로 관광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15일까지 있을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올 한해를 ‘2018 창원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이와 연계해 창원시는 ‘창원 58열전’이라는 가제로 관내 58개 읍면동의 면면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역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 다섯 번째로 작지만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마산회원구 봉암동을 찾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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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많은 이야기 간직한 ‘봉암동’
구조고도화 재도약 마산자유무역지역
‘굿데이 뮤지엄’ 3300여종 주류 전시
봉암 저수지·돌탑 군락지 등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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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 말뫼의 눈물에 비유된 성동조선 크레인 철거 중인 모습
봉암동은 인구 4000명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동이다. 주민 숫자보다 공단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가 많을 정도로 공단 비중이 크다. 공단이 들어오기 전 봉암해안가는 대밭이 무성했던 저습지였으나 1960대 말부터 진행된 매립으로 새로 땅이 만들어 지면서 마산자유무역지역과 봉암공단이 자리를 잡았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전용공단으로 조성된 마산자유무역지역은 그동안 외국자본의 도입과 수출·고용 증대로 국가와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 대만의 수출가공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자유무역지역으로 평가받았다. 한때 수만명에 달했던 근로자들의 출퇴근 행렬은 밀물과 썰물을 연상케 할 만큼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급성장을 거듭하던 이곳은 1990년대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봉암공단 역시 타격을 받았다. 정점은 2016년 여름 봉암동을 상징하던 성동산업의 대형 크레인이 루마니아의 한 조선소에 매각 된 것이다. 언론들은 한국 조선업의 쇠퇴를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스웨덴에서 있었던 ‘말뫼의 눈물’에 빗댔다.

다행히도 황혼기를 이겨낸 마산자유무역지역과 봉암공단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성동산업 부지는 20개에 달하는 첨단기업들이 자리를 메우고, 자유무역지역은 구조고도화를 통해 재단장 했다. 봉암공단 역시 도로 등 환경개선은 물론 새로운 공장들도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전 세계에서 수집한 3300여종의 주류를 볼 수 있는 굿데이 뮤지엄
공단이라서 해서 꼭 공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봉암공단 속에 ㈜무학이 만든 굿데이 뮤지엄이 2015년 개관했다. 세계 술 테마관, 재현전시관, 무학 명예의 전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곳에서는 인류와 함께 해 온 술의 역사와 문화를 통합적으로 전시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수집한 3300여종의 주류를 볼 수 있다.

약 740년 전 원나라가 일본 열도 정벌을 위해 한반도에 진을 치고 군사들과 말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우물을 팠다. 그중에 유독 맛이 좋은 우물이 ‘몽고정’이다. 마을 사람들은 원나라가 물러간 뒤에 이 우물을 이용해 밥을 짓고, 장을 담그고, 술을 빚었다 한다. 몽고정은 이후 오랫동안 ‘물 좋은 마산’의 상징이 됐다. 일제 강점기때부터 마산은 ‘주향(酒鄕)’으로 불리며 술의 도시로 유명세를 탔는데, 1929년 소화주류 공업사로 출발한 ㈜무학은 주향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봉암동주민 대부분은 팔룡산 자락에서 살아가고 있다. 팔룡산은 하늘에서 여덟 마리의 용이 내려앉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은 해발 328m로 높지 않아 오르기 쉬운 데다 접근성이 뛰어나 평일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이 때문에 산을 오르는 길이 10여 개에 달한다. 팔룡산 중턱 즈음에 봉암수원지가 있다. 수원지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오를 수 있어 숨이 차기 전에 제방에 이른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당시의 축조기술을 엿볼 수 있는 토목 등록문화재다.

   
▲ 봉암수원지
   
▲ 봉암수원지
수원지는 제방과 산에 둘러싸였다. 그래서 늘 물 표면이 잔잔하다. 수원지를 따라 나있는 오솔길 같은 둘레길은 왕복 4.5㎞ 정도로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새소리, 풀벌레소리와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도 마음속 깊은 곳에 담아두었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최근에는 호숫가 한켠에 숲속도서관도 들어섰다.

봉암수원지에서 팔룡산 정상을 넘어 양덕동 방향으로 1km 가량 내려가면 돌탑공원이 나온다. 양덕동에 있는 돌탑공원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공원 입구에서 몇 걸음 지나 만날 수 있는 ‘성황당 돌탑’을 비롯해, ‘애기 돌탑’ 무리를 지나면 마치 돌탑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돌탑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 팔용산 돌탑 입구
돌탑은 양덕동에 거주하는 이삼용 씨가 1993년 3월 23일부터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쌓기 시작했다 한다. 그로부터 자리 잡은 돌탑이 980여 기에 달한다. 이 씨의 목표는 1000기다. 주위를 에워싼 돌탑을 보노라면 긴 세월 모진 풍파 속에서도 잘도 견뎠다는 것에 탄성이 절로난다. 옛 마산시는 돌탑공원이 전국적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하자 ‘마산 9경(景)’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마산을 상징했던 자유무역지역 근로자의 출퇴근 행렬은 이제 추억이 됐다. 하지만 어려웠던 황혼기를 이겨낸 공장들은 다시 기름칠을 시작하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하늘 좋은날 돌탑에 소원 한 덩이 얹어 놓고 팔룡산 정기 받으며 봉암의 이야기를 듣는 하루도 꽤 괜찮을 듯하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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