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폭염 속 냉방병
한의학 칼럼-폭염 속 냉방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05 18:2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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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폭염 속 냉방병


백여 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국민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야외의 무더위를 겪는 것도 잠깐,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집, 자가용, 회사, 자가용, 집의 반복되는 패턴으로 인해 에어컨이 하루 종일 가동되는 실내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냉방병이 더욱 문제가 된다. 실제로 한의원에도 냉방병으로 인해 내원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번 칼럼에서는 냉방병의 증상과 특히 취약한 체질,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서 한의학적으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가 되면 우리의 몸은 변화하는 외부 기온에 자연스럽게 순응하게 되는데, 지나친 냉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와 호흡기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몸의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오게 된다. 그 결과 두통, 콧물, 오한,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과 함께 기운이 없고 몸이 축 처지는 전형적인 냉방병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보다 체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보자면, 태음인이나 소음인 즉 음(陰)체질이 냉방병에 더욱 취약하다.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간이 튼튼하지만 폐는 상대적으로 약한데,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면 편도가 쉽게 붓고 기침을 자주 한다. 태음인은 저장하는 특성은 강하나 발산하는 힘이 적은데 추운 환경은 더더욱 발산을 막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음인이 여름철에 땀을 적절히 흘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유산소 운동으로 땀을 흘려주거나, 냉방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도록 노력한다. 또한 태음인의 기관지 증상에는 도라지차가 아주 좋다.

또한 소음인은 비염과 같이 맑은 콧물이 계속 흐르거나 코가 막히는 등의 인후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본래 수족이 냉한 체질로서 더욱 견디기 힘든 경우가 많다. 비위가 약한 소음인에게는 특히 생강차가 좋은데, 배를 따뜻하게 하며 소화를 돕는다. 추위를 심하게 타는 사람이라면 계피를 더해주면 더더욱 좋다. 특히 소음인 여성의 경우 수족냉증이 더욱 심해지고, 어혈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되어 생리통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이라는 처방은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어혈을 제거하여 생리통 해소를 치료한다.

또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에어컨의 청결 상태이다.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는 세균으로 오염되기 쉬운데 중앙냉방시스템을 사용하는 건물에서 근무한다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원래 폐가 약한 체질이거나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 혹은 영유아에게 균 전염이 더욱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어컨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필터는 1~2주 간격으로 꼭 청소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바깥의 온도와 실내의 온도차는 5도 이하로 유지하며, 일정 온도에 다다르면 가동을 중지하거나 선풍기로 온도를 유지시킨다. 찬 공기는 특히 위에서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은 천정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외투나 카디건은 항상 챙겨 다니며 체온을 유지하도록 한다.

냉방병을 이미 겪고 있다면, 스스로 혈자리를 가볍게 지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개를 푹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온 뼈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을 ‘대추혈’이라고 하는데, 몸이 으슬으슬하고 콧물이 물처럼 흐르는 증상이 있을 때 이곳을 지압하거나 따뜻하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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