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적조·가뭄까지…경남지역 3중고 ‘신음’
폭염에 적조·가뭄까지…경남지역 3중고 ‘신음’
  • 배병일기자
  • 승인 2018.08.13 18:29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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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고수온에 적조까지…양식어민 ‘비상’

저수율 60% ‘경계’ 단계 이하 급수대책 필요

타들어가는 농심(農心)…과수 일소현상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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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대책마련에 부심…“최대한 지원”


최근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의 강과 바다에서 녹조와 적조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지역의 저수지 저수율도 60%대 이하 내려앉았고 폭염과 가뭄, 고수온 등 3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12일~8월 11일)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32.9㎜다. 평년(지난 30년간 평균) 강수량(273㎜)의 13.2%로, 지난 46년간 같은 기간 대비 가장 비가 적게 왔다.

경남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13일 현재 60%(평년의 80%)로 용수공급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당분간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에는 가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4.6%로 평년(1991∼2016년)의 72.6%보다 18% 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저수율 60∼70%인 ‘주의’ 단계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저수율이 50∼60%인 ‘경계’ 단계 이하일 경우에는 급수대책이 필요하다.

경남지역 지자체 별 저수율 현황을 살펴보면 김해(59.6%), 고성(56.7%), 진주(64.2%), 의령(74.4%), 함안(68.7%), 창녕(58.2%), 밀양(57.3%), 창원(61.5%), 사천(62.5%), 거창(58.7%), 합천(64.3%), 하동(48.8%)수준으로 하동군의 경우 50% 미만으로 ‘심각’ 단계로 대책이 시급한 수준이다.

지속적인 폭염으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사용량은 늘고 있지만 저수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물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8일부터 ‘영농급수 상황유지반’을 운영하는 등 가뭄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향후 비가 오지 않아 가뭄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긴급 국비지원 건의와 예비비 확보를 통한 예산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폭염과 강수량 부족은 경남지역 강계 지류에 영향을 미쳐 녹조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이 녹조와 가뭄 상황에 시달리는 동안, 바다에서는 적조로 인한 양식장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남해안에 올해 들어 적조로 어류가 첫 폐사한 데 이어 고수온 피해로 추정되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집단 폐사까지 우려된다. 경남 해역에서 적조 피해가 발생한 것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신고된 어류 폐사는 79건, 96만4000여 마리에 피해액은 14억100만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남 해역은 이번 여름 폭염 여파로 달아오르면서 어류 폐사 한계 수온인 28도를 넘어 고수온 경보로 강화된 상태다. 고수온 영향으로 2016년엔 양식 어류 700여만 마리가 폐사했고, 지난해에도 343여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가축 543만 마리가 폐사하고 농작물 2300ha가 고사하는 등 농축산물의 피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단감 주산지 창원지역 단감농장 및 거창의 사과농장에는 지속된 폭염으로 단감과 사과의 일소현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한참 초록색이어야 할 단감 열매가 누런 얼룩이 생기면서 일소과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폭염과 가뭄까지 겹쳐 이런 현상이 부쩍 심해져 해당 농장주의 손길을 바쁘게 하고 있다.

올 봄 냉해와 일소 현상 등으로 올해 과일류 예상생산량은 사과 14.4%, 배 20.4%, 복숭아 11.6%, 단감 7%, 포도 8.4% 등 전년대비 크게 낮아져 다가오는 추석 차례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피해에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품목은 배추·무다. 당분간은 폭염으로 출하시기가 많이 지연돼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 8월 예상 평균가격은 배추 1만5000원/10kg, 무 2만2000원/20kg 수준이다.

폭염 여파로 농산물 가운데 잎채소류의 가격이 한달 새 크게 올랐다. 시금치는 무려 50% 이상 올랐고 열무는 42%, 배추 39%, 상추 24.5% 등 대부분 크게 올랐다.

폭염피해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폭염에 따른 농업분야의 피해를 완화하고 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추가 지원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축 폐사와 밭작물, 과수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지자체, 농협이 적극 협조해 폭염으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 수단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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