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관동 대지진과 일본의 재외동포 대학살 고발한다
도민칼럼-관동 대지진과 일본의 재외동포 대학살 고발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29 18:15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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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창원 참사랑 봉사회장

권영수/창원 참사랑 봉사회장-관동 대지진과 일본의 재외동포 대학살 고발한다


오는 9월 1일은 일본 관동 대지진(大地震)이 발생한지 95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日本 東京)와 요코하마에서 7.9~8.4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일어난 화재와 엄청난 피해에 놀란 일본 정부는 대재난으로 민중의 불만이 고조될 것을 우려한 행정 당국이 불만해소의 출구를 마련했다. 그것은 엉뚱하게 죄 없는 조선인들을 폭동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일본 내무성이 각 시·도·구청 등 관청에 전문을 보내 ‘조선인들의 폭동에 대비해라,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毒藥)을 풀어 넣고 있으니 조심해라, 조선인들이 폭동을 일으켜 일본인들을 죽이려 하고 있으니 엄밀하게 단속해라’ 는 등 유언비어가 순식간에 열도에 퍼져 나갔다.

일본 군인과 경찰은 물론 민간인들도 죽창을 들고 다니며 아무 죄 없는 조선인들을 마구 잡아들어 죽창으로 죽이게 했다. 조선인 등 대학살(大虐殺) 사태를 알게 된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이 발생 석달 뒤에 보도 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그 당시 일제는 한국, 중국, 대만 등 동남아 일대를 강제 침략하여 사실상 일제강점기 시절이라 보도가 늦어진 것이다.

일본 유학생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이 6661명이라고 보도했지만 파악되지 않는 희생자를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조선인 대학살 유족회는 지난해 8월 30일 부산 대연동 국립 일제 강제동원역사관에서 관동대지진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조선인 대학살 발족식을 갖고 정식 출범을 가진바 있다. 그날 관동 대학살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재일동포 2세 오춘곤(62) 감독과 시민단체 등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유족회는 한일 정부에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와 함께 희생자 유족 유골봉환(遺骨逢還) 발대식을 가졌다. 오 감독은 1세기에 가까운 많은 세월이 흘러갔는데도 한국정부가 관동 대학살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파악은 물론 진상 규명조차 꺼리고 있어 역대 정권의 무관심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구마모토 지진의 헤이트 스피치를 용서안하는 협회 마쓰오 가세즈코(65·여) 대표는 일본정부는 “그에 대해 아직도 반성도 않고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같은 일본인으로서 조선인 대학살 희생자 유가족 분들에게 마음으로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의 민속학자이자 양심가·시인인 오리구치 노부오가 조선인 대학살 당시 모래먼지( 스나게 부리)라는 쓴 시(詩) 일부를 적어본다.

밤이 됐다/ 다시 촛불과 유언비어의 밤이다/깜깜한 거리를 곤봉 흔들며 /야경(夜警)을 나서나/ 여기저기 우물에 /독을 넣고 다닌다는 사람들이/우리를 질책하는 /신들의 사자라며/ 큰길에서 나는 그 소리/묶인 사체를/애들이 휘롱하는 소리/~니들은 누굴 죽인건가/존엄한 이름앞세운/ 무시무시한 주문/ 만세. 만만세…

오리구치가 1924년 시(詩)를 발표한 모래먼지(스나게부리) 는 그가 시를 쓰기1년전 직접 눈으로 목도(目睹)한 일본의 살육현장을 고발한 것이다. 또한 일본의 양심가 시민단체에서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조선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매년 9월 1일이면 스미다구 내 요코 아미초 도쿄 도립공원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추도식을 가져 왔다. 추도식을 주최해온 일·조협회에 따르면 3월과 9월에 열리는 도쿄도 위령협회 주최 추도 법회에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별도의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는 당시 조선인 학살은 정당방위라고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본정부와 극우파의 비인간적인 행동을 보더라도 우리는 일제 36년의 참혹한 강압통치와 함께 1923년 관동 대학살의 참혹함을 기억하면서 세계만방에 알리고 고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여당 대표시절 여태 우리정부가 일본정부에 단 한번도 사건의 진상규명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관동 대학살 진상규명 기구를 만들어 일본정부에 피해 보상과 함께 유골(遺骨) 봉환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문재인정부가 적극 나서서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에 대한 발 빠른 작업을 서둘려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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