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날개공장 ‘외지로 또가나’ 사천 술렁
KAI 날개공장 ‘외지로 또가나’ 사천 술렁
  • 구경회기자
  • 승인 2018.08.29 18:15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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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이당일반산단에 날개공장 내년말 완공예정

사천 집적화 대신 타지 이전 사천지역 반발 우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날개공장 산청 이전에 이어 또다시 고성군에 신규 날개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치적 입김에 의해 사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KAI의 날개공장 신축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 대정부 투쟁 등 지역사회 파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KAI에 따르면 고성군에 항공기 날개 구조물 및 동체 부품을 생산하는 신규 날개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뒤 검토 단계에 있다. 980억원(국비 760억원, 군비 130억원, KAI 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신규 날개공장의 사업기간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말까지다.

KAI의 날개공장 신축예정지는 고성군 고성읍 이당리 일원에 소재한 이당일반산업단지인데, 현재 고성군에서 일반산단으로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내년 6월께 착공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40% 정도 부지 보상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성군은 KAI측에 이당일반산업단지 2만여 평의 부지를 10년간 무상임대하는 것은 물론 공용 주차장과 근로자 식당, 인건비 일부 지원 등의 조건을 제안했다. KAI는 이곳에 건축 건축면적 3만3000㎡ 규모의 항공부품생산공장 건립을 검토 중에 있다.

사천에 본사를 둔 KAI가 사천이 아닌 타지역으로 이전이나 신축을 계획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2년 ‘A320 날개 하부 구조물’ 생산 공장 신축을 두고 당시 사천시와 KAI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산청군 금서 제2농공단지로 공장을 옮겼다.

당시 산청군은 부지 무상임대, 오폐수처리시설 설치 등 파격적인 제안을 했고, 사천시와 시의회, 44개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산청지역 신축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그러나 KAI는 명분보단 실리를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KAI가 또다시 고성군에 날개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미 유사한 사건이 있은 데다 사천과 진주 일대에 항공국가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집적화를 시켜도 모자랄 판에 다른 지역으로 생산공장을 분산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 지역여론이다.

특히, 지역에서는 정치적 입김에 의해 사천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공장신축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 정부를 상대로 한 불만표출과 함께 대정부 건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김경수 도지사와 백두현 고성군수는 초등학교 동기다. 그리고 임종석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과도 친구사이로 알려져 있다.

시민 김모씨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사천은 KAI가 항공MRO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그 어느때 보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점에 고성군에 KAI의 날개공장 신축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KAI 관계자는 “고성에 공장을 신축한다는 것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G280 날개 생산도 아직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만약 계약이 성사될 경우 내년 6월 이후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사천에서는 짧은 기간에 그만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고성군에서 제안한 사항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KAI도 타지역으로 공장을 신축하거나 이전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으며 되도록 사천을 중심으로 항공 집적화를 시키길 원한다”면서 “사천시가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굳이 다른 지역으로 가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구경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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