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투키디데스의 함정(Tuchididdes Trap)과 우리의 외교전략
칼럼-투키디데스의 함정(Tuchididdes Trap)과 우리의 외교전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30 18:46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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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투키디데스의 함정(Tuchididdes Trap)과 우리의 외교전략


국가 간의 관계는 정의가 지배하는가? 패권이 지배하는가? 이에 대해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역사가인 투키디데스(기원전 465년경~기원전 400년경)는 패권이 국가 간의 관계를 지배한다고 보았다. 투키디데스는 정의보다는 패권에 기반하여 국가 간의 관계를 보는 정치적 현실주의 학파의 시조로 여겨지기도 한다.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경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기원전 411년까지 싸운 전쟁을 기록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저술하였다. 그는 우리가 항상 음미해 볼 만한 명언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투키디데스의 삶을 대략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아테네의 명문출신이며,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에 자신도 장군으로 선발되어 트라케에 파견되었으나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죄로 추방되었다가, 전쟁이 끝나고 아테네로 돌아왔다. 투키디데스는 직접 체험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주제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저술하였다. 그는 과학적 역사관의 창시자로 널리 인정받는다. 역사에서 신의 개입을 인정하지 않고 인과 관계에 따라 역사를 분석하고 엄격한 기준으로 사료를 수집하였기 때문이다.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두 국가 간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지중해의 절대 맹주였던 스파르타가 신흥세력으로 부상한 아테네에게 큰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이처럼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세력이 기존 지배세력의 지위를 위협할 때 구조적 혼란과 극심한 압박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소한 사건이나 외교관계에서의 작은 불씨가 예기치 못한 대규모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

지금의 세계 최대 강국은 당연히 미국이다. 미국이 만약 신흥 강국에게 두려움을 느낀다면 전쟁이 발발 할 수 있다는 것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신흥 강국은 어느 나라인가? 우리가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이 신흥 강국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현재로서는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두려움을 느낀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런데 미국에 두려움을 느끼는 하는 세력이 있다. 그것이 바로 북한이다. 탄도미사일과 핵으로 미국을 두렵게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을 신흥 강국이라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일부의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이 어떤 신흥 강국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서 전쟁을 일으킬 확률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만약 신흥 강국인 중국과 미국에 두려움을 줄 수 있는 북한이 밀접한 연합을 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은 당연히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분쟁을 일으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가 바로 한국일 것이다. 우리나라 교역상대 1, 2위가 바로 미국과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외교 전략을 구사하여야 하는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교훈을 잘 활용하여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 즉 기존의 최대 강국인 미국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여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이 중국과 너무 밀접한 연합을 하는 것을 견제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연합은 미국에게 불필요한 두려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기존의 최대 강국에 두려움을 주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기인한 전쟁이 발발 할 수 있다. 북한이 중국과 너무 밀접한 연합을 하지 않게 하려면 한국이 북한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북한은 지금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다. 그것을 한국이 만족시켜 주면 북한은 중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한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현재 북한의 목을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적인 경제제재이다. 한국이 미국과 서방세계를 설득하여 북한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데 기여하고, 가장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한다면 남북한 상호간에 그 이익은 매우 클 것이다. 첫째, 우리는 전 세계적인 대규모의 전쟁의 위험을 피하고 비교적 지속적인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할 수 있다. 둘째,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북한은 남한의 자본주의 경험과 기술 그리고 시스템을 그들의 실정에 맞춰 도입하여 경제적 발전을 꾀할 수 있고, 남한은 북한의 저임금과 지하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보다 넓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중국, 러시아 등 대륙으로 가는 물류망을 확보하여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부흥을 도모할 수 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잘 활용하면 그 함정을 ‘투키디데스의 디딤돌’로 전환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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