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사람의 발효
진주성-사람의 발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03 18:46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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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사람의 발효


매년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이맘때 대전 와인박람회를 꼭 가는 이유가 있다.

재료는 포도 하나인데 완성되어 나온 와인의 맛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도 세계 각지의 와인생산자들이 정성을 들여 출품된 4천여가지의 와인을 행사기간동안 맛볼 수 있었다.

수확에서 발효 포장까지 와이너리(Winery)의 정성과 포도의 맛과 향은 발효를 통해 수천만가지의 맛과 향으로 변하게 된다.

많은 와인중에 숙성의 시간이 부족하여 떫은맛이 나기도 하고 산미가 과하거나 옅은 맛이 나는 와인이 있는 가하면, 한 모금마셨을 때 마치 비단처럼 곱고 매끄러워 많은 와인을 마신 뒤라 그만 마시고 싶다는 간절함에도 이미 목안 깊숙이 내려가고 있는 와인도 있다. 이처럼 좋은 와인은 다양하고 풍부한 향과 맛은 부드럽고 감미로와 며칠이 지나서도 잊어질 듯하면서도 술잔을 들 때마다 기억이 난다.

사람도 곱게 발효되어야 한다.

발효되고 숙성되는 과정에 훌륭한 효모를 만나 부드러워지고 편안해 지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자칫 너무 잡다한 효모를 만나 숙성되기도 전에 초치는 경우처럼 와인이 되기 전에 사람 또한 식초처럼 쉰 냄새 나는 사람도 있기도 한다.

식초 곁에 다른 음료를 두면 빨리 맛이 변해 마시기 힘든것처럼 바르지 못하고 거칠고 험한 사람을 곁에 두면 사람 또한 전염되어 웃는 날 보다 고민과 괴로움이 시간이 많게 된다.

좋은 와인은 숙성의 시간을 즐기듯, 좋은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즐긴다.

좋은 와인은 향기롭고 편안하듯, 좋은 사람과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다.

좋은 와인은 끊임없이 변하고, 좋은 사람 또한 늘 변화하고 도전한다.

좋은 와인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마시고 싶고, 좋은 사람도 언제 보아도 만나도 반갑고 그리운 사람이다.

좋은 와인은 새롭고 다양한 맛으로 전해지고, 좋은 사람도 항상 새로운 느낌이다.

매일 반복되는 습관에 익숙해져 자신의 삶이 재미없다고 느껴지진 않은가?

일어나자! 문 밖을 나서는 그 순간이 삶이 변화는 숙성되는 시작이고 익숙함과의 이별이다.

잘 숙성된 와인처럼, 잘 익은 막걸리처럼, 참 좋은 사람처럼, 그렇게 숙성되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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