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와 멜팅포트
다문화 사회와 멜팅포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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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우리는 미국사회를 멜팅포트(Melting Pot:도가니)라고 부른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포함하여 여러 요소들이 미국이라는 이름아래 하나로 융합되고 동화되어 있는 사회 혹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인 셈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등 이민사회의 현상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여러 문화를 하나로 용해(멜팅)하지 않고 각각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흐름이 있어, 다문화 사회를 샐러드 볼(salad bowl:샐러드 사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민족, 다문화는 사회통합과 상생발전을 위해 정책이나 교육 등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요소들 중의 하나이다. 2011년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130만, 그 자녀는 15만 명이고, 초·중·고교의 ‘학령인구(學齡人口)’는 연평균 약 22만 명이 감소하는 반면 다문화 학생 수는 약 6000명이 증가하며, 2014년에는 다문화 학생이 전체 초·중·고생의 1%를 넘어선다는 것이 정부의 예상이다.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수년전부터 학교현장에서는 나름의 다문화교육을 실시하며 대처하여왔다. 최근에는 정부도 ‘다문화 학생 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여 이를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사회 진입초기인 우리나라의 다문화교육은 아직은 출발선에 있다. 다문화 학생들의 취학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다문화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취약하고, 기본적 학습도구가 되는 언어능력의 발달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에 기초학습능력은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이민자의 자녀는 물론이고, 근로자로서 체류하는 외국인의 자녀들도 교육 소외계층으로 두지 않고, 교육적 배려를 충분히 하되, 무엇보다도 부모와 학생 모두의 한국어 습득을 돕는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들은 우리 삶의 영토를 넓히는데 더없이 소중한 인적자원들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겐 우리하기에 따라서 더없이 든든하고, 많은 우군을 얻을 수 있다. 우리민족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고, 한국계 세계은행 총재 추천이나 주한 미국대사 임명 등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짐작할 수 있다.

국기에 대한 맹세 중 ‘조국과 민족’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2007년에 개정된 바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개정이었지만, 단일민족 국가에서 다민족국가,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시작한 우리의 상황, 인종, 민족, 문화의 경계가 무너져가고 있는 세계의 흐름과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다민족, 다문화가 우리사회에 멜팅포트 상태로 자리 잡든 샐러드볼 형태로 자리를 잡든,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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