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강태공처럼 해보자
낚시 강태공처럼 해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0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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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계절이 돌아 왔다. 낚시는 역사가 오랜 생활 스포츠다. 중국 주나라 사람 강태공은 3000년 전에 이미 낚시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문자로 남은 기록이고 원시시대부터 낚시를 한 유적들은 많이 발견되고 있다. 태공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3000년 전에 낚시는 이미 식량을 얻기 위한 생존 활동뿐만이 아니라 명상과 풍류를 목적으로 하는 취미활동이었던 셈이다. 공자도 조이불망(釣而不網)이라 하여 군자는 낚시를 하되 그물질은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단순히 물고기만 잡지 말고 자연과 함께 수양하고 마음이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라는 깊은 뜻이 숨어 있을 것이다.


낚시의 어원은 갈고리(鉤, hook)와 고기 낚기(釣, fishing)에서 찾을 수 있다. 갈고리는 각진 바늘을 뜻하는데 물고기를 잡기 위해 고안된 휘어진 바늘을 뜻한다. 또 고기 낚기는 고기를 잡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낚시는 휘어진 바늘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활동이다. 고전적인 낚시의 말뜻이다.

낚시의 말뜻대로라면 휘어진 바늘과 이를 묶을 낚시 줄이 준비되었다면 물가로 나설 준비가 끝난 것이다. 낚시 바늘에 낚시 줄을 묶고 물에 던지면 낚시는 완성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무슨 고기가 잡히겠느냐고 하겠지만 얼마 던지 잡을 수가 있다. 훌치기라는 낚시 방법이 전해 오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 낚시 바늘을 빠르게 움직여 지나가는 물고기를 바늘에 걸거나 정지된 바늘을 지나가던 물고기가 건드리는 순간 챔질을 하는 낚시 방법이다.

낚시는 식량을 얻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보니 쉽게,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하게 되었고,그 결과로 낚시대와 물고기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보조도구들이 탄생하게 됐다. 중국에서는 조차(釣車)라 하여 현대의 릴과 비슷한 도구가 문헌에 전한다. 어부들은 바늘을 여러 개 달고 무거운 추를 달아 한꺼번에 여러 마리를 잡을 수 있도록 채비를 발전시켰다. 현대의 어부들도 심해의 큰 물고기를 잡을 때는 아직도 그물이 아닌 낚싯대를 이용한다.

흥미로운 것은 낚시의 발전사이다. 사람들이 낚시를 스포츠와 취미로도 즐긴다는 사실이다. 정신적 여유를 주는 기능이 더해진 것이다. 이에 비해 사냥은 스포츠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식량을 얻는 기능은 상당부분 잃어버렸다. 이에 비해 낚시는 긴 시간 동안 두 가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오늘날 낚시는 식량을 생산하는 중요 산업이자 스포츠 레저 산업이다.

강태공은 곧은 낚시 바늘을 이용해 낚시를 했다고 한다. 곧은 낚시 바늘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강태공은 낚시를 한 게 아닌 셈이다. 고기잡이를 한 게 아닌 것이다. 그저 낚시 자체를 즐긴 것이다. 행위 자체에서 기쁨을 찾는 순수한 놀이를 한 것이다. 이는 승부를 떠나 공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경기에서 희열을 느끼는 서양의 스포츠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요즘 낚시 문화를 보면 취미가 아니라 어업에 가까운 면들이 보인다. 큰 고기와 더 많은 고기를 잡는데 열중하고 있다. 낚시 바늘은 첨단 기술을 동원해 한번 걸리면 빠지지 않고 낚싯줄은 엄청난 무게를 견뎌낼 수 있다. 어군 탐지기를 이용해 물고기가 있는 곳을 찾아내고 많은 밑밥을 뿌려 물고기를 유인한다. 집어등을 대낮처럼 밝히고 빠른 배로 먼 바다까지 이동해 큰 물고기를 노린다. 그런가 하면 쉴 새 없이 루어를 던지고 강가를 걸어 다닌다.  휴식과 여유는 간데없고 호전적이고 광적인 살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낚시를 취미로 한다면 강태공의 곧은 바늘낚시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낚시를 통해 자연의 일부가 잠시 되어 보는 것도 멋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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