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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 함양산삼축제 “엑스포까지 갈길 멀다”국내외 27만여명 방문 동네잔치 ‘환골탈태’
박철기자  |  pc2000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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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0  18: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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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어우러진 초가지붕 저잣거리 ‘심마니 마을’ 호응
관람객 동선 단순화·산삼주제관·항노화체험관 등 다채

비싼 함양산양삼 경쟁력 우려는 여전
계속짓는 시설물 ‘애물단지’ 벗어나야
남은 시간 2년 축제 정체성 선명해야

 

   
▲ 축제 행사장 전경

천년숲 함양상림공원(천연기념물 제154호)에서 10일간 불야성을 이뤘던 ‘2018 함양산삼축제&물레방아축제’가 16일 폐막했다. 특히 올해 축제는 2020함양산삼엑스포 국제행사 승인 직후 열려 집중 조명을 받았다.

‘굿모닝 지리산, 심마니 마을로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상림공원 일대에서 개최된 올해 축제는 엑스포에 앞서 ▲밤소풍 ▲심마니 저잣거리 ▲맛있는 상상 ▲힐링숲 ▲2020엑스포 등 5개 코스에서 다양한 실험적 프로그램들로 꾸며졌다.

하종희 산삼축제위원장은 이번 축제에 대해 “올해는 ‘산삼주제관’, ‘산양삼판매장’, ‘항노화체험관’ 등 엑스포 기반시설 개관으로 시설 예산을 절감하고 관광객 체류시간 증가를 위한 야간 프로그램인 ‘미디어파사드’, ‘밤소풍’, ‘루미나리에 연출’ 등을 진행해 큰 인기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축제 후 함양군 또한 “국내외 27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산삼과 농특산물 등 현장 판매에서만 17억원을 올리는 등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엑스포 성공 개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반면 “2년 남은 엑스포까진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았던 이번 축제를 복기해보고 나아갈 길을 짚어본다.

   
▲ 저잣거리에서 한과를 만드는 아낙들
◆동네잔치 ‘환골탈태’ 엿보여 =
이번 축제 메인 컨셉인 ‘심마니 마을’에 대해선 대체로 좋았다는 반응이다. 숲과 연꽃 등 상림이 보유한 자연자원 입지에 잘 녹아든 초가지붕의 저잣거리, 전통 복장의 어르신들, 퀄리티 있는 전통공예품 등 전통을 믹스한 경관은 관람객들의 향수를 끄집어내며 손색없는 볼거리를 빚어냈다.

부산에서 온 한 관광객은 “상림과 초가집 전시장, 행사장이 서로 어우러져 있어 자연 속에서 관람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예년에 비해 행사장 배치가 산만하지 않아 관람객 동선이 단순화되고 관람 집중력이 높아져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의 상승작용이 높아진 점도 호평을 얻었다. 상림숲속 갖가지 부스들의 산재와 연접한 먹거리장터 등 환경에 부하를 거는 디스플레이 요소들이 매년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나, 올해는 숲과 거리를 격한 메인 무대를 중심으로 행사장이 집중돼 편안한 관람이 가능했다.

젊은 계층을 비롯한 관객과 스킨십을 극대화하는 프린지 무대(달빛음악회) 등 참신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져 관광객 유인요소가 강화된 것도 좋은 평이 많았다.

특히 야간 프로그램인 ‘미디어파사드(미디어 아트)’, ‘밤소풍’, ‘루미나리에(야간경관조명) 연출’ 등은 밤에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즐기는 축제’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이다.

함양군민 이모씨는 “야간까지 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곳곳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다투어 사진을 찍는 등 빛축제에 버금갈 만한 연출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선 함양산청축협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 한우 먹거리장터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축제 후 축협 관계자가 “추석 물량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축제 서포트에 전력했다”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천편일률적인 축제 먹거리는 ‘마지못해 먹는’ 관람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민들은 “축제 먹거리의 질을 높이는 이런 음식은 예산 지원을 해서라도 살려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해 행사장 이동이 편안해진 점 또한 축제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다만전선지중화 공사가 진행 중이라 도로경관이 흉물스러운 점은 아쉬웠다.

   
▲ 미디어파사드
◆돈 들여 짓기보다 가진 것의 가치를 높여라 =
축제의 주인인 함양산양삼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산양삼을 구매하려던 사람들 사이에선 “외부업체 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함양산삼이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군은 이에 대해 ▲재배지 해발고도 제한(500m 이상) ▲생산이력제 ▲산양삼지킴이 활동 등의 차별성을 내세운다.

하지만이 주장은 폭넓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보인다. 한 예로 지난 7월 함양군 ‘산양삼 지킴이’ 집단 사퇴 해프닝을 들 수 있다.

이들이 부적합 산양삼 재배농가를 적발해 실사하려 하자 해당 농가가 이를 거부하고, 관리 감독할 군은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축제 전까지 예정됐던 지킴이 활동은 중단됐다. 비싸려면 약효나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 등 소비자가 인정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 또 가짜 산삼 논란도 여전했다.

주차장을 공원 외부로 돌려 거리가 멀었고, 주행사장 저잣거리의 통로가 좁아 이동이 불편했다는 말도 나왔다. 공무원을 동원해 행사 자리를 채우는 행태도 여전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축제 포스터 디자인이 산만한 애니메이션 형태라 조잡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안내센터에서 나눠준 축제 소개 홍보물도 특정 지역신문사가 소속 직원 실명을 내걸고 간행한 신문 형태여서 “군 예산으로 특정 신문사 홍보하나? 군 공식행사에 사기업을 부각시킨 건 명백한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기존 건물이나 설치물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한 행사 관계자는 행사장 무대에 대해 “이미 설치한 돔형의 아름다운 무대가 있는데 이를 방치하고 큰 돈을 들여 행사장 메인무대를 다시 설치한 건 아까운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메인 무대 바로 뒤편으론 군이 100억원 넘게 들여 지은 최치원역사공원이 있는데 배경 역할만해 “좋은 건물을 왜 축제에 활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행사장 구석에 자리잡은 ‘금호미손’ 조각상을 본 한 관람객은 “스토리를 알아보니 참 좋은 의미를 가졌는데, 왜 애물단지 취급을 받나?”라며 “애초 제작할 때 디자인 공모를 한다든지 해서 제대로 만들었어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한 문학인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군에서 만든 시비(詩碑)도 흉물로 방치한 지 오래다. 예산 낭비는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질타했다.

   
▲ 야간경관조명을 배경으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축제 정체성(identity)의 선명화·차별화부터 =
2년 뒤로 다가온 엑스포를 위해선 해외 등 외부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도록 축제의 가치와 아이덴티티, 메인 테마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최치원, 서복 불로초 원정대 등은 워낙 많은 지자체가 내 몫을 주장하고 있어서 식상하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함양만의 차별화되고 고유한 스토리와 자원을 찾아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불로장생(Anti-aging)’ 산삼을 삼신산의 하나인 함양 지리산과 연관된 신선사상이나 서산대사(벽송사) 같은 고승 스토리, 김종직을 정점으로 한 ‘右함양’ 선비문화 등과 같은 고급 전통문화(k-culture)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한류 4.0 붐으로 고급 한문화에 목이 마른 외국인들까지 충분히 불러들일 수 있다.

인근 산청의 2013세계전통의약엑스포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의 호재가 축제의 정체성을 확실히 뒷받침해줬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메인테마로 내세웠던 2012여수세계엑스포의 경우 주목받지 못했던 ‘바다’를 아이덴티티로 성공한 케이스다. 선명하고 차별화된 테마와 정체성은 축제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엑스포 주행사장으로 쓰일 상림숲 일원은 기존 형태로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치르기에 범위가 좁다는 지적도 많다.

한 축제 전문가는 숲 안쪽으로 못 가니 연접한 필봉산(문필봉) 권역을 활용해 행사장 범위를 확장하는 대안을 내놨다.

나무데크 등을 설치해 이동 편의를 높이고 요소마다 산삼과 상림, 함양 등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간판 설치, 조망과 포토 스팟, 산삼꽃을 포함한 계절별·사이트별 꽃단지, 상림 산책길과 이어지는 필봉산 둘레길 고급화 등을 통해 볼거리, 즐길거리를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동선 단순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다면, 상림과 접근성과 연관성이 희박한 대봉산 산삼휴양밸리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효율적인 상승작용을 끌어낼 수도 있다.

산삼축제에 전국 유명 공예명인들을 초청해 전통공예 체험전시를 주도해온 김향순 한국미협 이사는 “전통공예공모전 같은 것을 매년 열어 축제 끝나고 상림에 전시를 하면 상림을 품위있는 문화공원으로 만들 수 있다”며 “그 외에도 국악경연대회나 탈춤, 마당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관련 이벤트를 잘 기획한다면 축제의 품위와 가치를 드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엑스포를 성공시키고 산삼축제를 대표적인 국제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함양군이 참고할 만한 조언이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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