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벌초철에 걸리는 무서운 질환들
한의학 칼럼-벌초철에 걸리는 무서운 질환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0.03 18:1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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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벌초철에 걸리는 무서운 질환들


추석 전후하면 떠오르는 날씨가 있다. 하늘이 높아지고 햇살은 강렬해지며 바람은 시원하면서도 건조해 야외 활동을 하기에 최적인 완연한 가을 날씨 말이다. 따라서 이 시기는 벌초 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진드기와 말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며, 주로 산과 들에서 뱀, 쥐 등의 야생 동물과의 접촉 확률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이다.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가을철 감염병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감염되어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도 이르게 하는 무시무시한 질병들이므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첫 번째는 야생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질환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병이다. SFTS는 살인 진드기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사율이 높은 감염병에 속한다. 잠복기는1~2주 정도이고 이후 전신통과 고열을 호소한다. 병명 그대로 혈소판이 감소하기 때문에 혈소판을 보충해주는 방법을 쓸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쯔쯔가무시병은 SFTS에 비해서는 치사율이 낮으나 훨씬 더 흔한 질병이다.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피부에 딱지 형태로 나타나고 보통 10~12일 만에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폐와 신장, 중추신경계 등으로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노약자에게는 불리한 질병이다.

두 번째는 가장 흔한 인수공통감염병 중의 하나인 렙토스피라증이다. 대개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들쥐가 균을 소변으로 배설하여 흙, 지하수, 개울, 논둑물 등을 오염시키며 사람은 이 오염된 물에 비말 형태로 있을 때, 또는 소변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감염된다. 따라서 논이나 밭에서 장시간 발을 담그고 작업하는 농부들이나 낙농업 종사자, 수의사, 또는 캠핑 활동을 즐겨하는 사람 모두가 표적이 될 수 이다. 10월인 현재가 가장 발병률이 높은 시기이다. 증상은 갑자기 심한 두통과 함께 39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며 정신이 혼미해지고 환자의 약 30%에서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독성이 높은 형태에 감염된 경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초기부터 중증의 출혈 증상이 점막에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초기에 대량의 폐출혈이 나타나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가을철 감염병의 초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환자 본인이 야외 활동으로 인해 감염원과의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는 점과, 접촉 이후에도 약 2주 가량의 잠복기 기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원인미상의 고열이 발생해 응급 상태로 내원하기 때문이다. 또 원인균을 진단하는 항체 검사 또한 수일 소요되기 때문에 언제 야외 활동을 했는지, 어떠한 접촉이 있었는지 등 자세한 문진을 통한 추적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질환들의 특징은 한번 감염되면 증상이 극적으로 발현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법이 없어 사망에 이르기도 하므로, 접촉이 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 활동을 하기 전에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피부에 뿌려주고, 긴 양말과 긴 팔 긴 바지 스카프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특히 풀숲에서 용변을 보는 행동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또한, 야외 활동을 할 때 착용했던 옷을 탈의하고 외출 후 샤워를 하는 것만으로도 감염원의 상당수를 제거할 수 있다. 나들이를 갈 때 사용했던 돗자리와 운동화 등은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깨끗하게 세척해서 햇볕에 말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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