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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칼럼-판박이 놀이터 유감김겸섭/경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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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0  18: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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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경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판박이 놀이터 유감

지난 여름 산보객으로 독일 이곳저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이렇게 많은 곳들에 셔터를 눌러댔다니 놀랍기만 하다. 역사관광콘텐츠, 전시콘텐츠, 도서관, 도시재생의 현장, 일상문화 등으로 방을 만들며 분류를 하고 있다.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할 때 요긴하게 써먹을 것들이라 생각하니 즐겁기만 하다. 그런데 유독 동네 놀이터를 찍은 사진들이 많아 놀라고 있다. 의식한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최근 놀이에 관한 책을 펴내면서 우리 아이들의 놀이 환경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모양이다. 열성적인 부모들 덕분에 놀이교육과 놀이산업의 규모가 독일 못지않을 정도로 커졌지만 놀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늘 아쉬운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천편일률적으로 디자인된 한국의 놀이터들은 놀이에 대한 우리의 천박한 인식을 날 것으로 보여준다. 아파트와 도심 주거지역에 의무적으로 짓게 되어 있는 한국 놀이터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오래 전부터 여러 곳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조성된 혁신도시의 놀이 환경마저 의무방어전을 치루기 위해 급조된 것임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여전히 놀이공간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이정도마저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아이들을 과잉보호의 대상으로 삼으며, 관리하고 감독하며 간섭하거나 지시하기 좋아하는 어른들의 시선에 따라 공장식으로 찍어낸 놀이터에서 자유와 상상이라는 놀이의 참맛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놀이터 시공업자들의 형편은 좀 나아졌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놀이 사정은 더욱 황량하기만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런 점에서 도시의 가장 쾌적한 자연 공간에 접근성까지 고려하여 조성된 독일의 놀이터 풍경은 부러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오랜 놀이교육과 놀이철학의 전통 덕분인지 놀이시설 하나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있는 듯 없는 듯 주변 자연환경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잘 놀 수 있게끔 디자인된 사실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놀이를 통한 아이의 성장은 우리가 맞이할 미래사회의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놀이공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원에서의 선행학습으로 위축되어가는 아이들에게 잠시라도 휴식과 위안을 주기위해서라도 어른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와 본성을 고려한 놀이 공간 마련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유럽 여러 나라의 놀이터 디자인 철학과 그것의 실현 양태들에 대한 관련자들의 공부를 촉구한다. 해외연수를 위한 예산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놀이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을 전환하는 필수요소임을 안다. 마침 중앙정부에서는 생활형 SOC(사화간접자본)을 대폭 늘릴 모양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대안적 놀이 공간 조성을 위한 재원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이제 어린이와 청소년의 ‘워라벨’과 ‘소확행’에 관심을 가질 차례이다. 시민교육을 위해 놀이가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전향적 노력을 기대해본다. 그런 점에서 독일의 저명한 디자이너 귄터 벨치히의 조언은 새로운 놀이터 조성의 출발점으로 삼을만하다. “좋은 놀이터는 어느 정도 위험을 허용해야 해요. 통제와 인식이 가능한, 조정할 수 있는 위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놀이터에서 자신이 결정권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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